다개국어
전세계 7개 집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가 주로 제가 있는 국가들)을 왔다갔다하는 노마드이다보니 여러가지 언어에 노출되어있는 건 default. 그렇다면 제가 사용하는 언어는?
저는 유럽으로 이사오기 전에 싱가폴에서 오래 살았고 영어로 일을 했고 노르웨이 남편과도 쓰는 언어는 영어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양한 생존 유럽언어를 사용합니다. 스페인어로는 필라테스 티칭가능하고 소송도 했으며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는 일상 생활 가능한 정도니 이제 생활에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언어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실 전문가나 타고난 polyglot이 아닌이상 완벽한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어는 죽을때까지 공부하고 사용하고 갈고 닦아야합니다. 전 모국어인 한국어도 이젠 맞춤법도 막 틀리는 데요 뭘.
저는 사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입니다. 그런 제가 여러 언어의 세계에서 생존하고 배웠던 팁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지만 여러 언어에 필연적으로 노출되어 있기에 여러 언어를 생존을 위해 배웠고 구사하고 그래서 언어에 대해서 더 절실하게 배운게 있습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저에게는 언어 습득 능력이 생존을 위한 발명이었죠.
저는 발음할 수 있는 단어만 들린다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어떤 언어든 본인이 읽을 수 있는 속도와 정확도에 기반하여 본인이 말할 수 있는 속도에 맞추어 들린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특히 빠르게 말하는 스페인어와 liaison 과 enchaînement 같은 연음이 많은 프랑스어에 특히나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유럽언어를 시작할때 무조건 Phonetics (발음법)을 먼저 배웁니다. Phonetics 전문가에게 발음의 원리와 규칙 그리고 본인의 기존 발음 교정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발음하는 법을 제대로 알면 그 뒤부터는 문법이든 스피킹이든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언어를 배우면 빠르게 느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발음은 억양이 아니고 IPA규칙에 따른 발음을 말합니다. 외국어를 구사하면 모국어의 억양이 묻어나오는건 당연한 일이고 그건 정체성이라 생각합니다. 언어는 의사소통이 목적이므로 정확하고 분명하게 커뮤니케이션이 된다면 어떤 억양을 쓰든 크게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제가 다국적기업에서 일했을때도 각국의 리더들은 다양한 악센트와 억양으로 영어를 썼지만 아무도 거기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분들이 말하는것에 대해서 평가를 한느 것을 전혀 못했습니다.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정확히 소통하면 그걸로 이미 충분하죠. 물론 억양과 악센트까지 마스터한 분들도 있습니다. 그 경우 언어 능력에 대해서 진심을 다해 존경하고 칭찬드립니다.
저는 사실 스페인어는 성인이 되어서 배웠음에도 금방 배운 편이었는데 그것의 배경에는 제가 스페인어의 모든 자음, 모음 심지어 trilled r까지 발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듣기가 수월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반면에 프랑스어는 외국어 고등학교를 다니던 청소년 시절에 처음 접했는데도 불구하고 오랜시간 공략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이것은 몇년전 Phonetics 전문가에게 발음수업을 듣고 제 발음을 교정하고나서 드디어 언어의 plateau를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언어만큼 배움에 있어 계단식 발전을 하는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안느는것같고 느린거 같더라도 꾸준히 input을 주다보면 어느 순간 계단에 올라가는 그 순간이 있습니다. 게단에 한발짝 오르더라도 또 발전없이 계속 머무는듯하다가 어느새 또 다음 계단에 올라가구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그 계단의 폭은 좁을 수도 넓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할 점은 높아보이는 계단일지라도 지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레 외국어로 말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꺼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