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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오늘 저녁메뉴는 죽음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매일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산다. 나이 탓인지 나의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모르겠다. 죽음이 낯설지도 않다. 삶의 반대말이 죽음일까. 우리의 몸 안에서 수천만 개의 세포가 매초 사라지고 다시 생겨나는 것처럼 삶과 죽음은 항상 함께 있다.     

주변에서 암 투병하는 사람들도 많고 어이없는 사고사도 많다. 과로나 스트레스로 돌연사 하는 친구들도 가끔 본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에 친구를 보내며 상가에 앉아서 남은 친구들이 말했다. 정말 내일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보자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아마도 대부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거나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아들과 밥이라도 함께 먹고 싶을 것 같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못다한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미룬다. 그러다가 내일이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 

오늘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내일 죽는다고 시한부 선고를 받아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다. 오늘과 똑같은 일상을 살 뿐이다.     

사람이 삶을 포기할 만큼 더 소중한 것이 있다면 혹은 죽음을 선택할 만큼 더 큰 가치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마지막에 내 생명을 버릴 수 있는 것이 돈 일까. 명예, 권력일까. 아니 그것은 사랑일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은 사랑을 위해서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매일 이야기하자. 사랑한다고.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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