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이야기

남수단 파병군인의 코로나 이전 마지막 이탈리아 여행기

by 헌낫현

볼로네제 파스타로 유명한 볼로냐는 뚱보들의 도시라고 불린다. 음식이 유명해서다. 오랜만에 햇살이 비추는 날씨를 만났다. 건물이 훨씬 아름답게 보였다. 피엘라 거리의 작은 창(FinestelladiCiaPiella)에 갔다. 골목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작은 강이 흐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작은 베네치아로 불리는 곳이라고 했다. 베네치아와 닮았다.

늦잠을 자고 아침을 먹었다. 빨래하고 교통편을 알아보니 점심 시간 이후에 볼로냐에 도착했다. 점심을 거르고 디저트를 먼저 먹었다. 테르찌커피와 젤라토 가게에 방문했다. 타임지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젤라토 가게로 선정한 곳이다. 테르찌커피에서 크레미노만 먹었다. 아포카토를 기대했는데 그것은 여름 메뉴였다. 젤라토는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두 배는 더욱 진했다.

피렌체의 머무는 마지막 날. 소도시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볼로냐와 시에나가 유명했다. 탑에 올라가 보고 싶었다. 탑에 올라가서 소도시 전경을 한눈에 보고 싶었다. 유럽여행 중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시에나에만 있는 줄 알았던 탑은 볼로냐에도 있었다. 탑은 이탈리아에 아주 많았다. 그래서 아시넬리탑(Asinelli Tower)이 있는 볼로냐로 향했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안 그래도 별로 남아있지 않았던 머리카락이 요란하게 휘날렸다. 엘리베이터는 없다.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가는 거다. 올라가는 도중에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했다. 강한 바람 소리가 탑 내부에서도 들렸다. 드디어 꼭대기에 도착했다.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 휴대전화와 카메라가 날아갈 것 같아서 꼭 붙잡고 있었다. 볼로냐 전경이 아름다웠다.

볼로냐는 회랑의 도시다. 회랑은 건물 옆 복도같이 생긴 공간이다. 1088년 유럽 최초로 볼로냐 대학교가 설립됐다. 학문을 위해 많은 이들이 볼로냐를 찾았다. 사람이 살 공간이 부족해졌다. 그래서 건물의 높이를 높였다. 건물 옆에 기둥을 세우고, 면적을 확장했다. 그렇게 회랑이라는 공간이 탄생하게 됐다. 덕분에 비와 뜨거운 햇볕을 피해서 이동할 수 있다.

겨울의 이탈리아는 걷기 좋은 곳이다. 적당히 시원하다. 햇살이 쏟아질 때는 풍경이 하나하나가 아름답다. 골목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어느 장소에 가든 하나의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탈리아 여행이 기억에 남는 이유이다. 볼로냐는 나에게 이야기로 남아있다. 누군가 나에게 이탈리아 여행이 왜 좋았냐고 묻는다면, 이야기가 남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