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를 드시나요, 반주를 드시나요.

Feat. 일주일만의 국밥에 희석식 소주.

by 아스파라거스

안주按酒는 술에 곁들이는 음식이다.

반주飯酒는 음식에 곁들이는 술이다.


나는 반주를 지향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아직 너무 어려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지금보다 더 어렸던 그때는, 순수히 술을 마시기 위한 목적으로 술을 마시는 일이 많았다. 술을 마시기 위해 친구를 만났고, 술을 마시기 위해 술집을 찾곤 했다. 그때는 모든 것이 안주였다. 친구도, 대화도, 음식도... 그 모든 것들이 술을 위한 구색이었다.


요즘에는, 아직 너무 어려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조금 더 나이 든 지금은, 술이 구색이 되었다. 특히나, 정성껏 준비된 음식의 맛과 페어링pairing 된 술은, 반주飯酒 이상의 반주伴奏다.


안주인가 반주인가... 이것은 개인의 생활양식과 삶의 철학에 있어, 생각보다 더 넓고 깊게 영향을 끼친다.


반주에는, 안주에는 없는 여유와, 품위와, 인내와, 예의와, 자세(간지)가 있다.

안주가 결과지향적이라면, 반주는 과정지향적이다.

안주가 행동주의적이라면, 반주는 사고주의적이다.


다만, 안주에는, 반주에는 없는 삶의 아픔과 고됨이 있다.


나는 반주를 즐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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