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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 Apr 28. 2022

전원과 손바꿈, 시험관에서 바꿀 때 고려해야 할 점

난임 일기(8)-전원과 손바꿈을 고민하고 있는 난임 부부에게


다들, 착상 신의 영역이 제일 어려운 구간이라 하여 그 부분만 걱정을 하였는데, 1차 채취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신적이 있던지라, 나에게는 2차의 도전이 있기 전 한 달의 쉼이 결정되었다.  


실력자는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는데, 영 임신에는 실력자가 되지 못하고 있는지라 장비 탓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차 채취 실패 후 손바꿈, 일명 담당 주치의를 바꾸기에 생각이 다 달았다. 

흔히 시험관에서 겪게 되는 딜레마는 두 가지.


전원- 병원을 바꾸기 
손바꿈 - 담당 주치의를 바꾸기 


임신이라는 것이 어떠한 답이 없는 것이기에, 전원을 위해 다른 유명한 병원을 2군데 더 다녀본 후, 남편과 상의 끝에 원래 다니던 병원에서 한번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전원을 위해서는 다양한 자료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전원, 병원을 옮길까?


처음부터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동안 진행되었던 의료기록 사본을 돈을 내고 떼와야 하고, 난임 검사결과지와 더불어서 그동안 했던 초음파도 기록된 cd를 준비하여 병원을 두 군데 정도 상담을 다녀왔다. 


병원에서는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1차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약물을 바꾸고 용량을 늘린다. 그리고 나를 믿어라. 이 세 가지가 틀에 짜인 것처럼 의사들의 반응이 똑같았다. 


병원마다 분위기는 좀 달라서, 어디에서는 보호자가 함께 병원에 출입도 안되지만, 어떤 병원에서는 남편과 함께 병원을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었다. 


난임 병원에서는 차 계열과 마리아 계열이 제일 큰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외에도 차 계열에서 나와 차린 병원과 마리아 계열에서 나와 차린 병원으로 나눌 수 있을 만큼 많은 선생님들이 다녀가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꼭 정해진 건 아니다.)


확실히, 내가 다니던 계열과 다른 계열의 병원에 가니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아기 사진들이 막 복도에 붙어 있었다. 그동안 병원을 다녀간 많은 난임부부들의 결실이었다. 


차 계열은 초음파를 따로 보는 곳이 있고 담당의가 그 자료를 넘겨받아서 진료를 하는 경우이다. 

초음파를 따로 보는 곳과 담당의가 직접 보는 곳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장단점은 있다. 주치의가 직접 초음파를 볼 경우 직접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짜는데 반영이 잘된다는 점이 있다. 초음파를 따로 보는 곳은 초음파만 보는 선생님이 따로 있어서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보고 또 내 경우에는 따로 보는 곳이 초음파 할 때 덜 아팠다. 


병원을 바꿀 때에는 이 병원의 시스템이 나와 잘 맞는지 고려해 봐야 한다. 


전원 할 때 고려하면 좋을 것 

1. 병원의 시스템  (초음파를 따로 보는지, 직접 보는지/ 호르몬 수치 관리를 해주는지, 신선과 동결 어느 것을 선호하는지/ 검사 결과가 앱으로 나오는지 직접 연락을 주는지/ 부부가 함께 들어갈 수 있는지, 출입금지인지)  

2. 집에서의 거리가 어떤지. (중요) 

3.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이른 진찰이 가능한지.( 8시 이전 조기 진료 여부) 

4. 제일 중요한 나와의 궁합


이 질문은 사실 병원 마다도 다르지만, 선생님 마다도 달라서 손바꿈을 할 때도 고려해야 하는 요소 중의 하나이다. 


손바꿈 할까?


병원을 바꾼다는 것에는 큰 틀을 바꾸는 것과도 같기에 손바꿈 (주치의 바꿈)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나와 잘 맞는 의사와 만나는 게 제일 좋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에도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 승률이 높은 편의 선생님이었지만, 회사를 다니는 나에게는 토요일 진료가 없는 담당 주치의의 일정이 나에게는 계속 휴가를 써야 해서 불편함이 있었다. 


그리고 여자 선생님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고, 남자 선생님과 잘 맞는 사람도 있다. 나는 후자에 속했다. 나의 첫 선생님은 휴일에 근무하는 근무지를 옮긴 지 얼마 안 된 선생님이었고, 나는 그 선생님이 퇴사를 하면서 추천해준 선생님으로 손바꿈을 하게 되었는데 그 선생님은 여자 선생님이었다. 


그 병원에서 제일 큰 방을 썼었다. 모든 여자 선생님들이 그 방에 모여서 점심을 먹고는 했었다. 나는 그 선생님과 시험관 1차를 진행했고, 공난포 10개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손바꿈을 한번 더 하게 되었다. 처음에 진행하던 선생님은 퇴사를 하면서 개원을 하였는데, 집과 굉장히 먼 거리의 병원에 가게 되어서 따라가지 못했다. 


내가 손바꿈과 전원을 고민하고 있을 때 남편은 나에게 너무 욕심이 많다고 했다. 

나는 그저, 내가 어떤 상태라서 어떤 약을 쓰는지 자세히 설명해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은 자세히 설명해 주기를 꺼려했다. 바쁘기도 했고 권위의식인가 했다. 

약 종류도 참 많다. 비급여도 참 많다. 그런데 어느 하나 설명 없이 나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해야 한다.

나는 내 몸에 주어지는 호르몬 약이기에 무엇 때문에 이약을 쓰는지 설명해주는 선생님을 원했다. 그런데 그런 선생님을 만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남편은 말했다. 그런 의사는 판타지고 유토피아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받는 것조차 의사들이 불편해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내가 있는 병원 시험관 진행자들의 오픈 채팅방에서는 손바꿈 하기 전 여의사 담당 방에서 2명이나 졸업자가 연달아 나왔다. 여자 의사 선생님이 승률이 높다고 소문이 나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쩐지 1차 결과가 좋지 않음을 내 탓을 하는 것만 같아서 나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었고 이해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손바꿈을 한 후에 나는 제일 처음 담당의가 쓰던 방으로 옮긴 남자 주치의 선생님으로 옮긴 후 2차 시험관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지금 내가 있는 오픈 방에서의 바뀐 주치의의 성공률은 낮았다. 그만큼 들어오는 사람의 숫자도 적었다. 인기 있는 의사 선생님 반이 아무래도 들어올 확률이 높았다. 


하다 하다 담당 주치의랑도 궁합을 봐야 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어떤 병원을 가던 의사를 만나던 나와 잘 맞는 분과 잘 맞는 곳과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아이가 괜히 하늘이 주는 선물이라고 하겠는가. 아무리 유명한 삼신 할아버지 (난임 병원 의사 중에서 임신율이 높은 의사를 삼신 할아버지라고 별명 짓고는 한다)라고 할지라도 나와 맞지 않으면 임신으로 갈 수 없다. 그만큼 환자와 의사 간의 궁합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어떠한 사람 간의 궁합은 그 사람을 만나보지 않고서는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 


나는 성격이 안 좋아도  임신율이 높은 의사에게 가고 싶을 수도.

나는 임신율이 아무리 높아도 나에게 더 다정한 의사에게 가고 싶을 수도.

나는 자세히 설명해주기보다 그냥 믿고 따라와라 확신을 주는 의사에게 가고 싶을 수도 있다.


연애할 때도 ,

결혼할 때도 , 

직장을 다닐 때도, 

더 이상의 궁합은 볼 필요가 없다 했는데.

살다 살다 이제 담당 의사랑의 궁합도 봐야 하니. 

이 길이 맞는 걸까. 계속 가야 하는 걸까. 길 위에서의 고민. 

엄마가 되는 길은 왜 이렇게 힘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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