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하는 유럽여행
더 자세히,
아빠와 함께 한 스페인 여행 11일
DAY 4
스페인 남부 조아조아
보통 스페인 여행 일정 검색해 보면
세비야는 2박 3일 정도로 가곤 하는데,
나는 세비야를 3박 4일로 예약했다
물론 도착과 출발을 고려하면 꽉 찬 2일이긴 한데
세비야가 다른 스페인 지역보다 물가도 싸고
더우니까 천천히 둘러보고 싶어서
아빠의 염려를 뒤로하고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여행 중 가장 여유로웠던 도시였다!
출처: 구글 사진 검색
아침밥만 보면 여기가 세비야인지 한국인지 모름
어제 아시아마트에서 된장 한 통 사서
된장국 끓인다는 거 뜯어말리고
일본 코너에 있는 인스턴트 미소국?을 추천했는데
다행히 건더기도 많아 보여서 아빠가 오케이 했다
그 옆에 있던 냉동 삼각김밥도 같이 사서
혈중 쌀 농도를 채워줬다
김치만두는 말해 뭐해
살바도르 성당
살바도르 성당
Pl. del Salvador, 3, Casco Antiguo, 41004 Sevilla, 스페인
진짜 우리 숙소에서 골목 나와보면 바로 있는
살바도르 광장
세비야는 대성당과 살바도르 성당, 히랄다 탑
모두 입장 가능 한 통합티켓을 판다
그래서 여행 계획할 때 아빠한테
"성당 내부 관람할 생각 있어?" 물어봤는데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천주교 신자도 아닌데 거길 뭐 하러 들어가 너 기도할 거야? 성당은 밖에서만 봐도 충분해"
...걍 안 들어가도 된다고만 해도 될 텐데
핀잔까지 함께 주는 아바디
혹시 몰라 네이버 블로그로 정보 찾는데
오프라인으로 티켓 구매 가능하지만
대성당은 줄이 어마 무시하게 기니까
살바도르 성당에서 콤보 티켓 구매를 추천하더라
겸사겸사 살바도르 성당도 코앞이니 먼저 갔는데
아빠가 성당 입구 빼꼼 보더니
"야 세비야까지 와서 성당은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
약간의 짜증도 너털웃음으로 털어내며
막상 들어가니까 엄청 크고 높더라!
웅장함과 디테일에 압도당해서
약 20년 묵어있던 신앙심이 다시 생겨나는 느낌이었다
가만히 앉아서 구석구석 눈으로 담는데
분위기가 모든 기도를 다 들어줄 것 같아서
긴장 풀고 기도했다
'아버지의 부덕을 용서해 주세요
제가 더 이상 짜증 내지 않게 해주세요
이 여행이 무사히 끝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없던 신앙심으로 많은 걸 부탁해서일까
성당의 분위기만으론 기도빨이 세워지지 않았다
사실 내가 살바도르 성당에서 기대했던 건
오렌지 정원이었다
스페인의 가로수가 오렌지나무일 만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때 당시는 아직 오렌지를 못 본때라 기대했다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주렁주렁 열리지 않았다
네이버 블로그 보면 거의 오렌지 파티던데..
같은장소 다른사진 1
아빠한테 사진 부탁하면 이유는 모르겠는데 생색을 낸다
오렌지를 못 봐서 아쉽긴 했지만
작은 정원에 햇살이 비치고
물소리와 새소리가 마치 ASMR 같고
바로 옆에 화려한 성당도 있으니
가장 안전한 곳에서 보호받고 있는 듯 한
평온한 느낌이 들었다
Bar El Comercio
바르 엘 코메르시오
C. Lineros, 9, Casco Antiguo, 41004 Sevilla, 스페인
성당에서 가까운 세비야 츄러스맛집
바르 엘 코메르시오
골목 중간에 있어서 여긴가? 싶다가도
한국인들이 많은 걸 보고 여기다! 하고 찾았다
근데 한국인 말고도 많은 여행객들이 있었다
스페인 사람은 직원뿐인 느낌
아 근데 이 큰 홀을 직원 혼자서 하니까
주문하고 결제하기까지 눈치를 많이 봄
뭐 그 직원만의 룰이 있는 것 같긴 한데
눈도 잘 안 마주쳐지고 손들어도 알겠다고만 하고
8282 한국인 기준 조금 답답했다
세비야 바르 엘 코메르시오엔 타파스도 팔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메뉴를 시킨다
츄러스, 초코라떼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츄러스가 아니고 담백했고
두툼하지만 부드러워서
빵 싫어하는 아빠도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좀 식으니까 느끼함이 올라옴ㅎ
남들 하듯이 초코 라테에 찍어 먹었는데
이름은 라떼인데 거의 디핑소스 같았고
덥고 긴장되고 힘든 일정에 왕 달달한 초코여서
맛있음이 두 배로 느껴져 맛집이 된 것 같다
세비야 대성당
세비야 대성당
Av. de la Constitución, s/n, Casco Antiguo, 41004 Sevilla, 스페인
아니 분명 사진 많이 찍은 것 같은데
왜 없지;;
세비야 광장은 많은 여행 예능 프로에 나와서인지
아빠도 대성당이 가까워지는 내내
이 골목, 이 상점 봤었다며 반가워했다
30도가 웃도는 뜨거운 태양 아래
대성당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이 뱅글뱅글 돌았고
우린 다행히 살바도르 성당에서 티켓을 샀지만
중요한 건 사람들이 너무 많아
개별 입장 입구가 어딘지 안 보인다는 것..
결국 또 저 안쪽에 제복 입은 사람 찾아 물어봄
올라! 어디로 가면 되나요!
Here!
?!
물어보러 들어간 곳이 사실 입구였다
세계에서 3번째로 거대한 성당,
가장 거대한 규모의 고딕 성당이라
생각보다 볼 곳이 많았다 = 많이 걸었다
성경 책의 주요 장면들을 다 조각한 장면을 보자니
막 갑자기 궁금하고 알고 싶기도 했다
이렇게 우매한 민중을 가톨릭으로 이끌었나 보다
그 유명한 히랄다탑으로 올라가는 길
통로가 처음엔 좀 넓었는데
걸어 올라갈수록 어깨가 스칠 만큼 조금씩 좁아졌다
그리고 생각보다...
걸어도 걸어도... 계속 올라가야 했다..
10층,, 15층,,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뒤에 있는 아빠 컨디션 체크하고 응원하면서 감
히랄다 탑은 결국 34층이 되어야 꼭대기를 보여줬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세비야 전경
마치 파리 개선문이 생각났다
오밀조밀한 건물들을 위에서 보니
루프탑에 수영장 있는 카페도 있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마치 바다를 보는 듯 시원했다
히랄다탑 4면에서 야무지게 사진도 다 찍고
다시 34층을 천천히 내려감
강렬한 만큼 힘들었던 세비야 대성당을 나오니
또 정원이 나왔다?
세비야 성당들은 정원이 필수 옵션인가 보다
우연히 본 한국 패키지여행 가이드 선생님이
이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주길래
우리도 나가기 전에 빨리 찰칵 찍었는데
생각보다 인생샷!
나온 길에 쉴 겸 더위 식힐 겸 먹은 아모리노 젤라또
대성당 앞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
사실 학생 때 여행하면서 유명 관광지 앞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 마시면서 사람 구경하고,
관광지 한번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걸 하고 싶었다
하지만 돈 없는 학생이라 가성비가 안 나와서
그저 나중에 돈 벌면 여유 부려야지! 생각만 했는데
돈 버는 어른으로 아빠랑 함께 왔더니
"무슨 카페야 그냥 빨리 집 가서 쉬어"라는 한마디에
몇 년 동안 묵은 로망을 애써 누르며 돌아감..
La Tarta de la Madre de Cris - Sevilla
La Tarta de la Madre de Cris - Sevilla
C. Álvarez Quintero, 2, Casco Antiguo, 41004 Sevilla, 스페인
스페인에서 흔치않은 아이스커피가 있는 카페
치즈케이크가 왕 맛있어서 더 유명해진 카페
숙소 1분 거리여서
이미 2성당에 지쳐버린 아빠를 숙소에 모셔다 두고
카페에서 셀프 힐링 했다
가만히 앉아서 보니까
꼭 한국인들만 아이스커피 마시는 거 아니더라?!
국적은 모르겠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아이스커피 시켜 먹음
스페인 광장
드디어 발견한 오렌지 주렁주렁 나무
아마 세비야에서 였을 건데
집 앞 골목에 시내버스투어인 Hop on 판매점이 있었다
출처: 구글 이미지
Hop on 버스는 2층 버스로 시내를 달리고,
관광지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리면서 여행하는 이동 수단
하지만 한국어 설명도 없고, 가격도 가격이지만
골목이 이쁜 유럽에서 버스 타고 큰 대로만 가는 게
아쉬워서 유럽여행 중 한 번도 안 탔었다
그런데 아빠가 갑자기 저 버스를 타자는 거다..
안타는 이유를 설명했는데도
저기 저 사람들 다 타는데 왜 우리만 안 타냐는..
다시 설명하니 하는 말
"그만 좀 걷자!!"
생각보다 오래, 많이 걸어서 힘들었구나...
하긴 돌길이라 발도 아플 테고
골목 걷는 거 당연히 볼 거 많아 좋은데
피로가 누적되니 편하게 이동하고도 싶겠지...
아빠도 나이 먹은 아저씨인 건데..
내가 너무 젊은이 기준으로 돌아다녔나..
약간 짠하고 안쓰러웠다
"근데 하지만 아빠...
알고 시작한 여행이자나... 걸어야지... 움직여..."
스페인 광장을 가기 위해 선택한 트램
원래 세비야에서 탈 수 있는
SERVICI 자전거로 가고 싶었지만
아빠가 그거 어느 세월에 하냐면서 싫다고 함
모르는 거 두려워서 하기 싫은 건 알겠지만
언제 한번 세비야에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겠냐고..
난 진짜 타고 싶었는데
30도가 넘는 땡볕 밑에서 어플을 키고 선택하면서
아빠의 모든 짜증을 받아 낼 자신이 없어서
결국 포기함...
결국 트램 타고 이동했는데
세비야는 너무 더워서 전체가 랩핑되어 있고
안에서는 밖이 다 보이는 게 신기했다
경기도 G 버스처럼 화면에 퀴즈나 광고도 나왔는데
BTS의 출신 나라는? - 남한
북한의 수도는? - 평양
이런 한국 친화적 질문이 있어서 왠지 자부심 느낌
아바디가 출출하다고 해서
공원에 있는 매점? 카페?에 왔다
오 사실 이런 것도 하고 싶었는데
대성당 앞 카페를 못 간 한을 푸는구나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는구나
광합성 하면서 딱딱하고 속이 허접한 샌드위치를 먹음
저 맑디맑은 하늘을 보시라...
사람들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다 그늘로 도망감
뚱땅뚱땅 소리가 들려서
아니 이건 그 말로만 듣던 공짜플라멩고?!
공짜 못 참지
음원 틀어놓고 혼자 추는 게 아닌
기타맨, 노래맨도 있는 생각보다 본격적인 플라멩고
그늘에 앉아 잘 봤지만
모자 들고 팁 유도할 땐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이 플라멩고도 정열이다 싶었는데
다음날에 본 플라멩고박물관이 찐이었다
하지만 1열에서 손끝 발끝에 표정까지 다 볼 수 있고
이렇게 영상으로 남길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같은장소 다른사진 2
스페인은 덥긴 해도 습도가 높진 않아서
동남아처럼 헙! 하고 덥진 않다
하지만 그늘 없인 너무 뜨거웠는데
그래도 사진은 남겨야지 싶어
후다닥 뛰어가 광장 분수에서 사진도 찍고
그늘 찾아 근처 공원도 산책하다가
이상하게 생긴 나무도 봤다
멀리서 보면 마치 파묘에서 뱀얼굴 같았는데
가까이서 보면 또 그냥 나무줄기 같음
다시 트램 타고 돌아가는 길. 저 자전거 너무 타고 싶었는데..
네모나무
Bar Alfalfa
Bar Alfalfa
C. Candilejo, 1, Casco Antiguo, 41004 Sevilla, 스페인
세비야 처음 왔을 때도 택시 타고 지나가다가
사람들 줄 서있어서 눈여겨 봄
이름도 외우기 쉬워서 구글 리뷰 봤는데
리뷰도 약 5800개에 맛있다는 평도 많아서 갔다
생각보다 좁은데 생각보다 테이블이 많고
서빙하는 직원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바에서 직접 주문하고 바에서 메뉴를 외치면
셀프 픽업하는 시스템
스페인어 하나도 모르지만
뭔가 내 음식 부를 때 촉이 느껴진다
빠에야
감자고로케
하몽
두 팀 정도 기다리고 들어감
앞 두 팀은 미국인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스몰 톡 하더라
'나도.. 나도 말 걸어줘...!'
하지만 걍 서있다가 들어감ㅋ
빠에야는 중국집에서 짬뽕 국물 한 번에 끓이다가
주문 들어오면 바로 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거의 바로 주문하자마자 나왔는데
짠 건 둘째치고 약간 뜨뜻미지근 차가운 느낌..
구글 리뷰 보니 감자고로케 많이 시켜서 시켜봄
스페인은 감자의 나라여서 그런지
포슬포슬하니 맛있었다!
그리고 간만에 보는 생야채가 있어서
행복하게 씹어 먹었다
사실 이베리코 어쩌고도 시켰는데 안 나온 거 보니
아마 내 서툰 의사소통 땜에 주문이 안 들어간 것 같다
그래서 로컬 타파스 집답게 하몽 시켰는데
그냥 썰어서 나올 만한테 꽤나 기다림...
근데 맛있었다!
적당히 짜고 너무 기름지지 않고 맥주 안주로 짱
클라라라는 레몬 맥주가 유명하다길래
Alfalfa에서 주문했는데
음~ 카스 레몬이 잘 만들었네~
블로그 보면 더 상큼하고 달고 그렇다는데
'맛'있는 맥주를 선호하지 않아서인지
그냥 카스 레몬으로 채울 수 있는 맛
메트로폴 파라솔
사진을 안 찍었지만;;
사실 스페인 가면서 가장 많이 갔던 곳! 하면
다름 아닌 Carrefour 다
더운 스페인에서 쉽게 갈 수 있던 무더위 쉼터였고
맥주, 물, 과일 등을 사려고 거의 매일 갔다
아니 근데 왜 아빠는 스페인 마트까지 와서
하이네켄 맥주를 마시려는지 모르겠음;;
이날도 밥 먹고 까르푸 가서 장보고
숙소가 가까워서 장 본거 놓고 다시 메트로폴 파라솔 감!
숙소 위치 최고
같은장소 다른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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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선선하고 쾌적하고
모기 한 마리 없이 너무 좋았고
마치 DDP 건물 같은 메트로폴 파라솔이
서울을 생각나게 했다
술도 한잔 마셨고 기분도 좋아서 사진도 많이 찍음
하지만 건질 수 있는 사진은 많이 없었다ㅠ
아빠랑 스페인 여행 결정되고 나름 마인드컨트롤한 게
'아빠는 내 남자친구가 아니다
원하는 거 다 들어주고
무거운 거 들어주고
말 안 해도 눈치채서 행동하는
남자친구가 아니다'였다
약간 화날 때마다 되뇌면서 이너 피스를 찾았는데
이렇게 바닥이 훤히 드러나서
코딱지처럼 나오는 사진들을 보니 쫌 울화가 치밀더라
그래도 이쁜 메트로폴 파라솔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아서
오늘 밤이 아쉬워 아빠한테 집 앞 살바도르 광장 바에서
맥주 한 잔 더 하자고 함
지구는 둥글고 언어는 다르지만 감성은 같은지
우리랑 같은 생각 한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가 쉽게 나지 않았다
살바도르 광장에 조명도 아름다워서
조금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앞으로 이런 밤 일주일은 더 남았다며
그냥 숙소에 있는 맥주나 마시라며...
또 내 감성에 훼방을 놓고..
다시 마인드컨트롤로 이너 피스를 찾으며 돌아감..
이때 깨달은 게,
유럽여행은 사실 야경이 필수 코스여서
혼자, 친구들이랑 여행 다닐 때 당연히 즐겼는데
부모님이랑 여행하니 밤까지 일정을 소화하는 데
부담을 느끼더라..
심지어 5월의 스페인이라 해도 길어서
야경 얘기만 하면 못 들은척하더라..
다행인지 아닌지 아빠가 피곤해 해서 야경을 못 보니까
숙소 일찍 들어와서 맥주 마시고 자게됨
다음날 엄청 피곤하거나 잠 못 자거나 하진 않아서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
숙소 돌아와서 까르푸에서 산 과일, 치즈와 맥주 한 잔
치즈는 뭐 알지 못하니까
아바디가 맛있어 보이는 걸로 골랐는데
대 실 패
스페인은 뜨거운 나라라 웬만한 과일들이 맛있어서
뭘 사도 후회하지 않았지만
신건 진짜 시더라
하지만 요거트에 말아먹어서 다 먹음ㅎ
오늘은 위기가 좀 많았지만
그래도
[출처]아빠랑 스페인여행 11일 일정 Day4 살바도르성당/Bar El Comercio/세비야대성당/치즈케이크맛집/스페인광장/Bar Alfalfa/메트로폴파라솔|작성자 유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