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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게 투표하다.

by 윤희웅

태양은 모든 것을 비춘다. 진실도, 상처도, 두려움도 숨길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태양을 찍었다. 가릴 수 없는 진실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투표했다. 그건 누군가에겐 고작 0.98%의 바람일지 몰라도, 내게는 한겨울의 창문을 활짝 여는 일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중에'를 믿지 않기로 했다. '차별금지법은 다음 정권에서, 노동자 권리는 이번엔 어렵다'는 말에 익숙해질수록 나는 내가 누구였는지 잊고 있었다. 그래서 태양 카드를 떠올렸다. 어린아이가 웃으며 말을 타고 있는 그 그림 속에서, 나는 내가 되고 싶었던 세상을, 사람을 봤다. 계산이 아닌 신념으로, 불안이 아닌 확신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사람.


그가 당선되리라 믿어서가 아니다. 그가 나를 이기게 해 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던 진실을 말하고, 외롭게 싸우는 사람 곁에 서겠다는 용기를, 나는 더 이상 뒤로 미루고 싶지 않았다.


투표소에서 나오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유난히 따뜻했다. 마치 태양 카드 속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기쁨은 약속이다. 그것은 이미 시작되었다."


0.98%. 그 작은 숫자가 발표되던 밤, 나는 울지 않았다. 대신 미소를 지었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씨앗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온 마음들이, 비로소 서로를 알아보고 손을 맞잡은 순간이었다.

그 0.98% 안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새벽 일찍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후보자의 공약을 읽어보던 청년의 마음. 아이 손을 잡고 투표소에 향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던 부모의 바람. 오래된 차별에 지쳐가면서도 포기하지 않기로 다짐한 사람들의 용기.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누군가는 지하철역에서, 누군가는 카페에서, 누군가는 잠들기 전 침대에서. 모두 조금씩 다른 모양의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그 중심에는 같은 태양이 있었다.


태양 카드의 어린아이는 두려움을 모른다. 세상이 복잡하다는 것도, 정치가 더럽다는 것도, 이상이 현실 앞에서 무너진다는 것도 모른다. 그저 말 위에서 팔을 벌리고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 안을 뿐이다. 그 순수함이 때로는 어리석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어리석음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선거가 끝나고 며칠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그 0.98%의 빛 속에 있다. 그 빛은 선거로 시작되었지만, 선거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 만든 이 작은 태양은 계속해서 빛날 것이다. 차별금지법을 외치는 목소리 속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려는 손길 속에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모든 순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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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카드가 나타날 때, 이는 현재 상황이 매우 긍정적이며, 당신의 노력이나 상황이 밝은 빛 아래 놓여 있음을 시사합니다. 목표 달성, 행복감 증진, 건강 회복 등 전반적으로 유리하고 만족스러운 시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확실했던 문제들이 해결되고 명확해지며, 자신감과 활력이 넘치는 상태에서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관계에서도 순수하고 진솔한 소통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카드는 대체로 어려움이 해소되고 성공과 행복이 찾아옴을 알리는 매우 좋은 징조로 해석됩니다. 마치 긴 밤이 지나고 태양이 떠오르듯,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밝은 미래가 열리는 것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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