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선택의 자유
앞의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선택의 자유를 기회의 폭을 넓히는 것이고, 삶의 주도권과 연결되어 있다.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 어딘가에 따라 문화권, 국가제도, 자연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과 선택권이 결정되는 지점도 많다. 같은 국가 안에서 산다고 해도 그 차이는 굉장하다. 그렇지만 ‘공간 선택의 자유’라고 스스로 칭하고, 그에 따라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성을 설계해 나가려는 의지에 따라 꽤 많은 부분들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고, 실제 그 과정에서 만들어낸 결과물도 다르다. 이번 글에서는 삶의 주도권 중 스스로가 추구하는 공간 선택의 자유의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현재 추구하는 공간 선택의 자유는 탄탄한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그 베이스캠프와 연계된 멀티 워케이션 스팟을 유기적인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상적인 생활에 근거지가 되는 베이스캠프를 내가 원하는 장소와 원하는 분위기와 문화 그리고 생산성이 높은 곳에 만들어 나가고, 익숙한 공간이 가진 기준과 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법과 전혀 다른 기준을 가진 곳에서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는 멀티 워케이션 스팟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모습을 1년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1년을 4개월 단위로 나누어 3개의 파트를 스스로 구성하고, 그 하나의 파트는 3개월과 1개월로 나누어지며, 3개월은 베이스캠프에서 내가 원하는 성과를 내고, 1개월은 멀티워케이션스팟에서 새로운 관점과 경험으로 리프레시 하며 보내는 모습을 그려나가고 있다. 주어진 제도와 문화를 가진 베이스캠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경주마‘처럼 내달리고,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법과 문화권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유목마‘로 다양함을 느껴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런 생각들로 이어지게 되었는지, 각자의 ‘경주마’ 모드와 ‘유목마‘모드는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처음 ’공간 선택의 자유’를 처음 생각할 때는 ’디지털노마드’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 어떤 모습으로 일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노트북, 펜, 노트 3가지만으로 어느 장소(차 안, 카페, 해변가, 풍경이 좋은 벤치 등등)에서든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이런 생각을 했을 때만 해도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이었다. 그때는 줌(화상미팅 앱), 노션, 슬랙 등의 온라인 협업 툴이 존재하였지만, 특정 IT분야와 기업 등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협업툴들이 보편화되지 않았다. 또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생각과 사용할 필요성이 높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때 충분히 그러한 툴들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도구들을 접할 수 있었고,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꼈다. 그렇게 일하는 데 있어서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일의 생산성도 높고, 더 창의적인 결과물들이 나올 것‘
이란 생각을 많이 하였다. 그런데 실제 노마드 1.0 생활을 하다 보니 생각만큼 그렇게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기 쉽지 않았다. 실제 결과물을 내는 데에 있어 장소의 중요성도 있지만, 다른 요소들도 많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 자유롭고 싶지만, 외롭고 싶지 않다.‘
어느 날 함께 하던 친구의 말처럼 공간만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일의 생산성이나 창의성이 높아지지는 않았다.
미완의 경험 후, 다시금 나름대로 공간 선택의 자유를 정의하고 다시금 그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애썼다. 왜냐하면 우선은 노마드 1.0를 경험한 후유증과 코로나로 인해 회사에서의 리모트워크 경험을 통해서 느낀 힘듦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일하는 것은 좋지만, 출근과 퇴근이 없는 느낌이 많았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같은 공간이지만 일의 기능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분리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하였다. 집 전체의 공간 중 일하는 공간(책상), 책과 차를 마시는 공간(5m짜리 바 책상), 온전한 휴식공간(침실, 거실의 리클라이너 의자 등)으로 나누고, 그 목적에 따라 나누어서 사용하였다. 같은 공간이지만 나의 목적에 따라 각 공간을 분리해 내는 작업을 하니, 조금 더 삶이 여유로워지는 경험을 하였다.
‘각 일의 기능에 따라 생산성이 높은 공간을 구축하고, 그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면서도 유기적인 연결이 있는 자유’
회사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오게 되면서 이러한 다양한 공간을 외부적으로 구축하는 일이 필요했다. 루틴하게 일할 수 있는 공유오피스, 필요한 공부와 글을 쓸 수 있는 카페공간, 일상적인 대화와 포근함을 주는 단골가게, 온전한 휴식과 충전 공간인 집 등 각 기능에 따라 그 기능이 잘 이루어지는 공간들을 구축해 나갔다. 생산성이 높이는 일은 각 기능을 분리하여 각 기능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그 공간 간의 유기적인 연결성을 구축하는 것임을 느꼈다. 나름대로 기준에 따라 구축한 각 공간마다 목적에 맞는 일과 결과물을 명확히 결정하고 그 일에만 집중하여 노력하였다. 그 과정에서 생산성이 향상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꽤나 괜찮은 느낌으로 이런 기능에 따른 공간들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하였지만, 그래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공간뿐만 아니라 그 안에 사람들과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제주에서 한달살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오피스 제주‘라는 공간에서 하루에 2~3시간 정도 일정한 일하면서 숙소와 공유오피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노마드 스탭‘으로 일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때, 그 공간에서 일하며 경험하며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먼저, 아침시간에는 사계해안과 가파도가 보이는 송악산 주변을 산책하거나 뛰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출로 날이 밝아 오기 전에 자연 공간으로 나가서, 60~90분 정도 시간을 가졌다. 매일 아침 떠오르는 해가 주는 에너지를 받으며, 또 산책과 러닝을 통해 땀을 흘리고 몸을 활성화되어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이에 더해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즐거움을 느꼈다. 아침에 해야 할 일을 마친 후, 함께하는 일한 동료들과 먹는 아침(요거트, 과일, 견과류)이 참 좋았다. 30여분 짧은 브런치 식사시간을 가지며 그 안에서 대화 나누며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 또,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하는 다른 분들과 일하는 중간, 중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고민을 나누며 잠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그 잠깐잠깐의 시간이 막혀있던 일의 실마리를 찾는데 굉장히 큰 힘이 되었다. 혼자만의 공간을 구축하고 할 때보다 3~5배 생산성이 높았다. 그렇게 채워지지 않았던 것들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 그 공간 안에서 사람들과의 유기적인 상호작용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
위의 과정을 통해서 공간 선택의 자유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씩 채워나가는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그 과정 속에 나름대로 구성하는 요소들을 찾을 수 있었다.
‘공간 선택의 자유‘는 단순히 원하는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먼저 있고 그 일과 공간과의 관계성이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과 그 공간의 사람들과의 관계성도 중요하다.
이렇게 내가 하고자 하는 일, 공간, 그 공간의 사람들과의 관계성이 조화롭게 밸런스를 잡을 때,
공간 선택의 자유가 의미 있다.
먼저 일상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공간들을 구축하는 것과 그 안에서 사람과의 연결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장소라면 더 좋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 모든 것을 다 충족될만한 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고, 매번 그런 공간을 찾아 일하려고 하면 오히려 그 공간을 찾고 구축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쓰인다고 생각했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들을 넘어서 생각해 본 구조와 시스템이 바로 ‘베이스캠프 구축하고, 멀티워케이션스팟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3개월 베이스캠프에서 성과물을 내고, 1개월 멀티워케이션 스팟에서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 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다. 이 구조는 자유로운 공간을 찾아다니며 공간 선택의 자유를 할 때,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방랑자가 되어버리는 것을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 지역에 적응하고,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제 결과물을 내는데 까지 적어도 9~10개월이 걸리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며 느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었던 성과와 결과물들이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한 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것도 함께 겪었다. 결국 무언가 나만의 결과물이 지속하여 연결될 수 있는 ‘일종의 그릇’이 베이스캠프이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계속 추구할 수 있는 '실험적 공간'이 멀티 워케이션스팟이다.
자신만의 베이스캠프가 구축되어 있어야 꾸준하게 어떤 일에 대한 생산성과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 꾸준히 나만의 인프라와 네트워크 그리고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거점 공간이 있다는 것은 삶의 안정성으로 다가온다. 바로 베이스캠프의 존재이유이고, 베이스캠프를 구축해 나간다는 것 만으로 내 삶의 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었다. 내가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물을 담을 공간 그리고 나의 인적네트워크와 다양한 인프라들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과 공간으로 베이스캠프를 만드려고 시도 중인 것이다. 그렇게 구축한 베이스캠프에서 나에게 1년 중 9개월간 높은 생산성을 주는 공간이자 삶의 안정성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 될 것이다.
1년 중 3개월은 베이스캠프를 떠나 전혀 새로운 공간,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베이스캠프와는 다른 경험의 시간으로 채워나가며 멀티워케이션 스팟에서 지내고자 한다. 그곳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자연과 새로운 문화권과 언어, 다채로운 경험들로 채워진다. 한국에서 경험한 사회구조와 제도, 문화와 역사 다른 새로운 문법이 존재하고 그 차이에서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스스로도 자신의 모습 중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내가 속해 있던 사회와는 다른 것들을 경험하며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기준과 문법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유럽, 뉴욕, 호주, 대만, 발리, 일본 등 다양한 곳들을 경험하면서 봤던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주기적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여기에 그 나라의 역사와 제도 그리고 언어를 배워나가면서 그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갈 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도심을 바라볼 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1920년대 미국은 120층 가까이되는 빌딩을 세울 수 있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자본주의가 발전하였고, 이렇게 큰 부동산을 개발하여 그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 시기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우리나라와의 이러한 사회, 경제적인 격차는 몸으로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새로운 관점과 통찰이 실제 경험 속에서 자연스레 나올 수 있도록 멀티 워케이션스팟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것이다.
‘어떤 것에 구애받지 않고 공간을 선택하는 자유’
스스로 정의한 공간 선택의 자유이다.
그런데 10여 년간 다양하게 부딪쳐보고, 현실적인 부분을 수용하여 만든 개념은
‘3개월은 안정감과 성과를 내는 베이스캠프를 구축과 1개월은 새로운 관점과 통찰 그리고 경험할 수 있는 멀티 워케이션 스팟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 만들기’
라고 말할 수 있다. 안정감과 성과를 내면서도 새로움과 자유로움이 가능한 삶의 밸런스를 잡아가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공간 선택의 자유다.
Q1. 자신이 원하는 공간 선택의 자유를 정의해 보면 어떤 건가요? 그 안에는 어떤 요소들이 담겨 있나요?
Q2. 스스로에게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공간은 어디인가요? 어떻게 구축해 나가고 있나요?
Q1. 안정감과 성과를 꾸준히 낼 수 있는 나만의 베이스캠프는 구축되어 있나요? 앞으로 어떻게 구축해 나가고 싶나요?
Q2. 꾸준히 경험하고 싶은 워케이션 스팟이 있나요? 어느 공간이고 어떤 점 때문에 그 공간을 경험하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