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그래

by 폼폼

내가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때로는 먼저

어딘가에 묻어 나를 찾아오기도 해


좋아하는 음악이 가져다주기도 하고

이제 봄이라며 제법 따뜻함을 머금게 된 바람이 실어다 주기도 하지

길을 걷다 만난 방긋 웃는 아기가 건네주기도 하고

같이 먹자며 말없이 슬쩍

내 옆에 올려둔 귤 한 알에 묻어있을 때도 있어


내가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때로는 먼저

내가 간 곳에 도착해 나를 반겨주기도 해


우연히 나와 취향이 닮아 있는 가게에서 마주치기도 하고

서점에서 펼친 책 한 구절에 올라탄 채 손을 흔들기도 하지

내가 올 때를 기다렸다는 듯

발맞추어 갓 나온 따끈한 빵에 녹아 있을 때도 있고

숨 돌릴 곳 찾아 떠난 여행에서 마신 맥주 한 모금에 동동 떠 있을 때도 있어


가끔은 나보다 일찍이 집에 돌아와

이불 속을 포근히 데워놓기도 해


행복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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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도

생각보다 행복은 가까이, 늘 내 주변에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있어요.

맞아요, 행복은 그렇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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