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주는 고소함
비오는 날이면
왜 고소한 부침개 생각이 나는 것일까요?
신 김치를 쏭쏭 썰어서
걸쭉하게 밀가루를 풀고
손으로 휘휘 저어
뻘개진 국물이 잔득 묻은 손을
입에 쓰윽~
간을 보시던 어머니.
지글지글
기름을 부어
짜르르 ~ 소리가 온 몸의 감각을
자극하던 그 맛.
샛문에 머리만 빼곰히 내밀고
기다리던 어린시절이
팬 위로 그리움이 얹어진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면
고소함을 찾아
냉장고 구석에 쉬고 있는
김치통에게 친한 척을 한다.
오랫동안 꽁꽁 잊고 있었던
오징어에게
친구하자고 불러낸다.
내 손으로 만드는 김치오징어부침개.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그리워지는 어머니의 손맛을
우리 아이들에게 고소하게 전해 준다.
20170820 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