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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리고 자유로움이  만든

황태무침

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Feb 08. 2018

일상, 그리고 자유로움이  만들어 낸 황태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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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깊숙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황태 한마리. 

기다랗게 뻐치고 있어 

비닐 봉지에 넣어도 꼬리가 나오고 

반으로 접어도 만만치 않았던 녀석.


드뎌 오늘 잡았다. 

대가리 떼고, 뼈 발라내고, 꼬리는 가위로 자르고..

물에 푹 적셔서 부들보들할 때 찢으면 

손질하기 쉬운데.... 그 전에는 그렇게 손질했다.


전문 쉐프님이 말하길 황태를 물에 불리면 맛이 없단다. 

맛과 영양이 빠져 나간다는 소리를  들으니 ,, 손이 조금 아프더라도 

함 해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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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과 고추가루, 청량고추, 양파, 간장, 마늘, 청주, 마지막에  물엿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고 


찢은 황태는 손에 물을 묻혀 뒤적거리다가 

간장, 마늘, 들기름 고추가루로 조물조물 간이 베이도록 ...그다음에 

양념장을 볶아 주고, 찢은 황태도 볶아 주고 따로 따로 볶아서  양념장에 무쳐 주는 황태무침 .


완성 후 잔파도 쏭송 썰어 올려 주고 

통깨도 솔솔 뿌려 주었다. 넉넉한 양념장은 맛이 괜찮다. 

넉넉하게  만들었더니 두부 부침양념으로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일상의 소소함, 

TV를 크게 틀어 놓고 거실 바닥에 거다란 쟁반을 놓았다. 

신문지를 갈아야 제격인데 요즘 신문이 귀하신 관계로...


뿌리에 흙이 잔득 묻은 잔파를 2980원에 한 단 사왔다. 

흙 묻은 뿌리를 가위로 자르고 손톱에 흙이 들어 가고 

손가락이 반질거릴 정도로 미끌거린다. 맵싸한 매운기가 코를 찌르고 

드뎌 눈물이 흘렀다. 

딱딱한 황태 대가리는 왜 나를 빤히 쳐다보는건지. 

사이사이로 삐져 나온 뼈다구가 손가락을 마구 공격했다.


눈물이 나도록 퍼질러 앉아 본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큰 일(?) 했다고 나에게 주는 커피 한잔. 

커피를 내려 가슴 시리도록 마셔 본 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손톱사이에 끼인 흙을 털어낸다.

2018.02.11. 눈물나도록, 일상의 소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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