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 집은 원가족보다 덤으로 이어지는 식구들이 참 많았다.
엄마는 넉넉한 식구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삼시세때 밥 외에
고구마, 감자, 떡 등을 준비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많은 식구들을 어떻게 다 챙기셨을까 싶다. 대나무 소쿠리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가 담겨져 오고가는 손들을 맞이하곤 했었다.
어느 날인가 친구집에 놀러 갔는데 간식으로 요상하고
달달한 과자(?)가 나왔다. 겉 모양은 참기름 바른 듯 반짝 매끈거리고
포크로 찍어 올릴 때마다 거미줄 같은 실이 따라 올라 오는 것이 내 작은
눈에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입 속에서의 달달함은 잊지 못한 맛이었다.
고구마는 큰 솥에 물을 부어 삶거나 쪄서 먹는 것만 있는 지 알았던 나.
친구 어머니가 만들어 준 맛탕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 과자는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는 맛이었다. 반지르한 윤기는 정말 참기름을 발랐는지 알았고
달달한 시럽은 친구 엄마만 만들 수 있는, 아무나 만들 수 없는 것으로만 알았다.
고구마를 자르고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이리뒤적, 저리뒤적
기름에 지지듯 익혔다. 노릇, 거뭇하게 변하면 포크로 콕 찔러 보는 센스.
그토록 궁금했던 달달함은 초청이나 꿀로 대체 할 수 있는 시절이 왔다.
바삭하게 구운 고구마에 조청으로 옷을 입히고 검은깨를 톡톡 뿌려 주었다.
친구집에서 먹던 달달함에서 느겼던 신기함과 호기심은 사라졌지만
거슬러 유년의 달달한 추억을 불러 올 수 있음에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