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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Re: Born! 17화

“인생은 □□입니다.”

by 이내화

혹시 인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러니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의 결과라는 이야기입니다. 무엇을 시작할 때 ‘과연 이 길이 맞을까?’ 하는 <결정장애> 증후군이란 말처럼 선택을 못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선택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버리는 작업입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타잔이 정글에서 줄을 잡고 이동하려면 한 손을 놓아야 합니다. 양손에 줄을 잡고 있으면 절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지요. 즉 놓는 것이 선택입니다. 그다음엔 그곳에 집중하면 될 일입니다. 다음은 조정래 작가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곰곰이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풀무질로 칼을 만들어 파는 대장장이가 있습니다. 칼을 쓰는 외식업체가 많으니까 수요는 있다 치고, 그 사람이 1년에 얼마 정도나 저금할까요? 기자 양반 한번 맞혀 봐요(기자는 한 달에 기껏 50만 원 저금을 예상하고 1년에 600만 원 정도라고 선심 쓰듯 답했다).

그 사람이 1년에 1억 원을 저금하고 조그마한 빌딩도 가지고 있어요. 게다가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했는데도 장인으로 인정받아 대학교수를 하고 있어요. 대기업 간부인 아버지를 둔 한 젊은이가 대장장이의 칼 만드는 솜씨에 반해 배우려고 하자, 대장장이도 젊은이의 손재간을 알아보고 대신 부모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요. 공부를 잘하는 아들이 검사가 되기를 원하던 그 집안에서 난리가 났어요. 젊은이 아버지가 대장장이를 찾아가 왜 아들을 부추기느냐고 따졌어요.

그러자 대장장이는 ‘당신은 일류대학 나와 대기업 간부로 있는데 나처럼 빌딩이 있는가, 1년에 1억 원씩 예금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퇴직 후 무얼 할 것인가?’ 하고 되물었어요. 그 아버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상가에서 분식점을 하는 지인이 있었습니다. 그 지인이 사업을 시작하자 경기가 곤두박질 치는 바람에 장사가 잘 안 되었습니다. 이리저리 궁리를 해도 딱히 해결 방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매일 빈 배달통을 스쿠터에 싣고 “101동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아파트를 한 바퀴 돌아온 뒤 “101동 다녀왔습니다.”라고 아파트가 떠나갈 정도로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주문이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이는 고민을 선택하지 않고 행동을 선택한 것입니다. 혹시 어렸을 때 바람개비를 돌린 적이 있으신지요?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면 돌지만, 불지 않으면 돌지 않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별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그것을 들고 달려야 합니다.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iness)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실화인데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주인공 크리스는 섣부른 선택 때문에 졸지에 노숙자가 되고 맙니다. 의료 장비 방문 판매 사업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날린 것이지요. 그러자 아내는 그들 버리고 떠납니다. 졸지에 그는 어린 아들 와 함께 은 길거리에 나앉습니다. 크리스는 아들과 함께 잘 곳을 찾아 매일 지하철 화장실과 노숙자 쉼터를 전전합니다. 아들의 배를 곯리지 않으려고 그는 매혈(賣血)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나날이 지속됩니다.

희망이라곤 눈곱만치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크리스가 새 일을 하게 됩니다. 주식 중개업입니다. 이 일은 결국 크리스 운명을 바꿔놓습니다. 그는 선천적으로 숫자에 밝고 사교성 좋았습니다. 말하자면 그는 자신의 장점을 선택해서 집중한 것입니다. 무보수 인턴사원 선발에 스무 명이 뽑힙니다. 이들 중 한 명만 정직원이 될 수 있습니다. 고교 졸업자인 그는 주경야독하며 노력합니다. 반년 후는 그는 정직원이 되고 그 후 독립해서 크게 성공합니다.

필자가 1인 기업가라는 일을 막 시작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업은 B와 D 사이의 C다.> 맨 처음엔 이 문장을 접했을 때 감은 잡았지만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몰랐었습니다. 프랑스 작가·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가 말한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Life is C between B and D).> 말에서 슬쩍 비튼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속으로 많이 웃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은 필자도 이 말을 아주 소중히 여깁니다. 여기서 B와 D는 탄생(birth)과 사망(death)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럼 C는 무엇일까요? 바로 선택(choice)입니다. 결국 당신이 무엇을 하시든지 그 선택이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의미입니다.

유대인들 사이에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유대인 집안에서 아들이 아버지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을 했습니다. “아버지 도대체 돈이 뭐예요?” 이 질문에 아버지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 여기를 잘 봐라” 하면서 아버지는 유리 조각을 하나 집어 창문 앞에 놓았습니다. 아들은 그 유리를 통해서 길이며 사람들이며 지나가는 마차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참 뒤 아버지가 말을 이어갔습니다. “자 이제 돈을 잘 봐라. 아버지가 유리 조각 대신 돈을 여기에 놓겠다. 은화 때문에 거리 풍경이 보이니 안 보이니?” 아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돈만 보이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돈에만 눈이 머물면 어떻게 될까요? <눈>이란 단어를 뒤집으면 <곡>이 됩니다. 바로 <곡(哭)> 소리가 나기 마련입니다. 당신 인생에서 <곡(哭)> 소리가 나지 않으려면 <눈>을 잘 돌려서 선택하셔야 야 합니다

인생은 결코 평탄하게 쭉 뻗은 직선이 아닙니다.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한 곡선입니다. 이 곡선을 가면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바로 올바른 선택이고 그리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선택입니다.


오늘도 좋은 선택을 하시고 그곳에 집중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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