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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Dec 30. 2023

운동다꾸 기록 2주_7일 내내 다꾸가 가능할까?

운동 다꾸로 뭐가 달라질까?


주말 운동다꾸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해야 한다.
왜?

다이어리에 빈칸이
자꾸 눈에 거슬리니깐





운동다꾸 첫 주. 처음 맞이하는 토요일에 눈이 왔다. 뿐만 아니라 바람은 완전 칼바람이다. 이거 이거 벌써부터 느낌이 싸한 것이 큰일이다. 갈등이 심하다. 하루 쉰다. 아니다. 해라. 심각한 고민 시작이다. 주말에 눈이 오는데 고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운동선수뿐일 거다. 아니면 일반인을 가장한 운동선수 일거다. 어쩌면 운동선수도 고민을 하지 않을까. 아무튼 중요한 것은 완전 칼바람에 얼굴과 손발이 너무 차고, 눈이 내려 길이 미끄럽다는 것이다. 첫 주만 아니면….



버스정류장에서 심각하게 아주 잠깐 고민했다. 고민도 날이 나쁘니 사치였다. 만약 집에 있었다면 그냥 스트레칭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약속이 있어 외출을 했었고, 버스정류장에서 집까지 걸어서 10분이다. 아파트 단지에 도착만하면 지하주차장을 걸을 수 있다.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기만 하면 20분 걷기 할 수 있다. 오운완(오늘운동완료)에 필요한 30분 걷기 운동도 가능하다. 첫 주에 걷기를 하지 않아서 오늘은 해야 한다. 가벼운 걷기도 허리 디스크에는 좋으니깐. 가장 중요한 운동다꾸도 해야 하니깐.



주말에 운동을 쉬어도 되지만 왠지 첫 주라서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위클리 다이어리는 한 주를 기록하는 7개의 칸이 있다. 위에 4칸. 아래에 3칸. 주말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아래의 2칸이 비어버린다. 알록달록 꾸민 5칸의 다꾸들 사이에 텅 빈 2칸의 하얀 종이. 윽, 이거 생각 보다 보기 싫다. 뭔가 하다가 그만둔 느낌이다. 열심히 살다가 갑자기 멈춰 버린 느낌이 들어 찝찝하다. 또, 한 주 운동다꾸 인증 사진을 찍을 때 눈에 거슬린다. 하얀색 좋아하는데. 집에 있는 가구도 새로 바꿀 때 꼭 하얀색으로 하겠다고 선포까지 했는데. 여백의 미를 아는 나인데. 운동다꾸를 하니 사라져 버렸다. 다꾸는 꽉꽉 채워야 맛이지.


여백의 미가 사라진 1주, 2주 운동다꾸.~~^^


결국, 토요일도 일요일도 걸었다. 뭐, 산책에 가까운 걷기였지만. 걸었다는 것이 중요한 거다. 덕분에 첫 주는 주말에도 다꾸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두 번째 주다. 어찌하여 토요일만 되면 날이 나빠지는 걸까. 날이 좋아 걸었다. 날이 좋아 또 걸었다. 날이 좋아 더 걸었다. 이 짧지만 강력한 문장을 쓰고 싶은데. 쓸 수가 없다. 그래, 겨울이니깐. 그런 거겠지. 결국 둘째 주 토요일은 홈트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주말에는 다른 강력한 문장을 써야 하나보다. 날이 나빠 홈트 했다. 날이 또 나빠 홈트 했다. 날이 더 나빠 홈트 했다. 차라리 헬스장을 가야 할까. 아파트 헬스장이 있지만 가지 않고 있는데. 아니면 꼼수가 필요할까.



걷기 운동을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을 때. 무거운 발과 엉덩이를 움직이게 할 꼼수. 무엇이 있을까. 찾아낸 꼼수는 바로 마트이다. 마트도 통하지 않으면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아이스아메리카노. 집에서는 맛난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만들 수 없으니깐. 겸사겸사. 욕망도 채우고 건강도 채우면 좋은 것이 아닐까. 꼼수를 부릴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긴 하다. 특히 마트가 문제다. 걸어서 소모한 칼로리보다. 마트에 다 오면서 사 먹는 칼로리가 더 많을 때도 있다. 어제가 그랬다. 딸아이와 가볍게 저녁 대신 정말로 간단히 먹을 것을 사 오자고 했다. 걷기도 해야 하니깐. 그런데 완전 폭탄 맞았다. 칼로리 폭탄. 도넛 각자 2개. 돼지바 1개. 걸어오면서 돼지바를 끝냈다. 집에 와서는 도넛 1개를 끝냈다. 점심을 거하게 먹은 날이었기에 저녁은 가볍게 먹어야 했는데. 웃음만 나올 뿐이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도넛 1개와 사온 병맥주 2병은 마시지 않았다. 시간이 늦어서가 절대 아니다. 까먹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위안이 필요합니다. 꼼수의 본질은 맥주였어요. 병맥주.  


1주, 2주 주말도 운동인증.~^^ 꼼수 인증!


역시 꼼수는 위험하다. 순수한 걷기를 찾지 않으면 몸이 더 힘들어질 것이다. 아니면 아이스아메리카노로 유혹을 해야 할까. 겨울에 아아를 즐기지만. 칼바람을 달고 내리는 눈을 뚫고 가기란 쉽지 않다. 으… 생각이 너무 많다. 생각이 많으니. 자꾸만 핑계를 찾는다.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해야 하는데. 습관이 들지 않은 지금. 필요한 건. 생각이 아니라. 그냥 하는 다. 벌써 세 번째 토요일이다. 바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토요일. 근데 눈이 쌓였다. 날이 또 나쁘다. 토요일만 나쁘다. 마트는 이미 유혹의 쓸모를 다 했다. 결국 남은 건. 아이스아메리카노이다. 밤 9시40분. 아직 카페는 한다. 한 번 더 꼼수를 부려야겠다. 하얀색 종이가 얼굴을 내밀게 할 수는 없다. 예쁜 다꾸에 하얀 구멍이 뻥. 뻥 뚫린 하얀 구멍은 내 마음의 스크레치가 될 것이다. 사실 한 번 뚫리면 자꾸 뚫릴까 봐. 그래서 그런다. 23년 디스크로 고생을 해서인지. 일주일에 1~2번은 산책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안하다.



이제 생각은 그만하고 겉옷을 입어야겠다. 집에서 카페까지 10분. 오고 가고 총 20분. 지하주차장 걷기 10분. 오늘도 30분 걷기, 아니 산책을 할 수 있다. 복대로 허리보호하고 마트의 유혹을 지나쳐서 아아를 사러 가야겠다. 헤헤, 갔다 와서 아아를 마시면서 운동다꾸해야겠다. 칭찬도 많이 해줄 거다. 근데 근력&코어 운동도 필요한데. 다꾸가 유혹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집에서 하는 근력&코어 다꾸. 왠지 구미가 당긴다. 확실히 자꾸 생각 없이 미끼를 던지는 성격이다. 근데 어찌 되었든 근력&코어도 운동이고 절실히 필요한 것이니. 던져볼까. 일단 조금만 더 참아 보자.    




아아로 유혹하면
7일 내내
운동다꾸 가능할 듯해요.

이제 진짜로
아아
사러 가야 해요.

홈요가 계획했는데…
조금 아쉽네요.

빠이~!


지금 3주 토요일 운동다꾸를 위해 아아 사러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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