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2
복싱일지:24.10.16. 수
끙... 아프다.
흑... 쉴 까?
에잇! 일단
출첵이나 하자.
큰일이다. 오른쪽 엄지 손가락부터 손목, 팔꿈치, 어깨까지 비상이다. 근육이 뻐근하고 아프다. 덕분에 오전 운동에 나가지 못했다. 늦잠을 잤다. 어쩔 수 없이 저녁에 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이다. 통증이 빨리 좋아질 것 같진 않다. 이 상태로 저녁운동에 갈 수 있을까? 한의원에 가서 침이라도 맞아야 할까.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오늘 하루 쉬어야 할까. 악마의 속삭임은 언제나 달콤하다. 흐흐흐, 아프지? 침 맞고 푹 쉬어. 그래도 괜찮아~! 크크크. 역시 세상 달콤한 말이다.
답 없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끙끙거리며 일어나 집 정리를 하고 나니 한의원엔 갈 수가 없었다. 딱 점심시간이었다. 침이라도 맞으면 몸이 조금 부드러워질 것 같은데. 여전히 고민을 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나면 오후 일정이 있다. 갈 거면 지금 바로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흠.. 침도 한 번으로는 호전이 안 될 텐데. 일주일에 두세 번. 2~3주 동안 가야 할 텐데. 자꾸 핑계를 만들어 낸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왠지 가기가 싫어졌다. 지금은, 오늘은. 에잇! 집에서 폼롤러로 마사지를 해볼까? 근육통겔이 어디 있더라. 몸이 덜 아파서 그러는 건지. 아프지만 귀찮음이 더 큰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설마, 둘 다일까? 하지만 곧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을 것 같다. 그런 느낌이다. 그것도 한 두 달 안에. 그만큼 지금 몸 상태가 영 아니다. 어찌 되었든 한의원에 갈 시간을 놓쳤.. 아니 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역시 늦잠은 모든 걸 다 잡아먹는다.
그럼, 오늘 하루 복싱 체육관에 가지 말까? 아주 잠깐 흔들렸다. 하지만 바로 마음을 돌렸다. 오늘 안 가면 오늘 써야 하는 복싱일지는 어떻게 하나? 평일에 매일매일 체육관에 가기로 한 약속이 깨지는 건데. 이거라도 안 지키면 마음이 많이 불편할 텐데. 왠지 오늘 안 나가면 계속 띄엄띄엄 빠질 것 같았다. 3개월 차. 흔들리기 딱 좋은 시기이다. 지금은 딱 한 번이지만, 다음에는 홍수처럼 "몰라, 오늘은 빠질래!" 이런 유혹의 말이 쏟아질 것 같았다. 몸이 아플 땐 하루쯤 쉬어가도 된다. 하지만 병원에 실려가지 않는 이상 근육통으로 생긴 아픔은 결석의 합당한 이유에 들어가지 않는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나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다. 이거라도 안 지키면 정말 아무것도 안 될 것 같았다. 이 결심 하나만은 지키고 싶었다. 맞다, 내 복싱 추구미는 일단 출첵이다.
정하기 싫으면 줄넘기라도 하러 가야 한다. 아니면 기본 펀치 자세라도 연습하러 가면 된다. 어떻게든 복싱 추구미인 출책은 해야 한다. 드디어 복싱 체육관에 출첵하러 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10분, 20분, 30분, 1시간. 세상에나! 1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지금이라도 움직이면 된다. 복싱 가방도 싸놨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이다. 이제 현관문만 열면 된다. 끄응.
삑삑삑삐. 띵똥~! 출첵을 했다. 어서 오세요. 관장님과 코치님이 인사를 해주셨다. 늦은 시간이지만 복싱운동을 하러 온 회원님들이 많이 있다. 살살 몸을 풀었다. 기본 펀치 연습을 했다. 링 위에 올라가 미트 연습을 코치님과 시작했다. 가벼운 민트색 미트를 가지고 오신 코치님. 민트색 미트는 충격이 없어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내게 딱 필요한 미트이다. 원투-투. 투-원투. 원투-쓱(피하기)-원투. 어퍼-훅-투. 좋다. 점점 몸에서 열이 난다. 후훗, 어떻게든 복싱 운동을 하러 오니깐. 또 몸이 풀리긴 한다. 이러니 힘들고 쉬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나올 수밖에 없다. 내일도 내 복싱 추구미인 출췍을 꼭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