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린 꿈 혹은 잃어버린 꿈을 재생하는 공간, 소집
처음 등록했을 때 학원 선생님이랑 맨날 이제 얘기하면서 그림 그릴 때 '선생님 나 60살 환갑잔치 때 전시할 거예요. 그렇게 장난 삼아 맨날 이랬거든요. 근데 이게 3년 만에. 우리 학원 선생님도 자기도 너무 울컥한다는 거야.
내가 또 잊지 못하는 건 그 8월 18일 오후 1시 오픈할 때 이 문을 딱 열고 들어왔는데 그때 여기서 쏟아지는 햇살이 내 작품이랑 환하게 비치면서 뭔가 빛이 탁 난 거야. 그래서 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어요. 그래서 내 작품에 햇살이 비치니까 더 예뻐 보이는 거야. 그냥 자화자찬이 아니라 그냥 그림들이 다 빛이 나는 느낌이었어요. 짧지만 그 순간이 나는 잊히지가 않아요.
소집.. 일단 기은 씨가 좋았고. 기은 씨가 있는 이 공간에서 하면 왠지 좀 이렇게 믿음이 간다 그래야 되나. 그리고 내가 처음이니까. 이 처음이라는 거를 기은 씨가 되게 많이 불안하지 않게 믿음을 줬던 거 같아요. 디피도 많이 걱정됐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것저것 사소한 것들이 고민이 많았는데.. 하물며 저런 거 붙여주는 거.. 작은 제목 하나 해 주는 거. 이런 것들도 나는 이제 암담했거든. 다른 데 가면 다 암담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도 다 도와주고. 편안한 마음도 되게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방명록에 기억에 남는 건 일단 우리 친정어머니랑 시어머니. 시어머니의 나이 많은 내가 네가 부럽구나. 내가 우리 어머님처럼 80이 넘은 분이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부러운 분도 있고. 그리고 '자기 와이프가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러면서 이 작품을 사셨던 분이 있는데 그 남편의 따뜻한 마음이 있잖아요. 자기 와이프 꿈 이루어주고 싶다고. 그 부분도. 정말 감동이었는데. 저 살구나무, 내가 특히나 애정을 갖고 그렸거든요... 대문 이렇게 빼꼼히 열려 있는데 살구나무가 떨어졌는데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살구나무 그냥 떨어진 거 막 주워서 먹어도 누구 하나 나와서 터치 안 해도 되는 그런 거. 문이 열려 있는 대문 요즘에는 흔치 않잖아요. 진짜 내가 저 집은 그런 마음인데. 지금 약간 햇살 표현이 아쉽기는 한데 '햇살이 쫙 내리비쳤던 집'이거든요. 저 그림 사간 저 부부가 꼭 꿈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마음이 뿌듯해. 지금 이 순간이 그리고 인생에서 이렇게 하나의 나는 이렇게 변화되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도전하는 거 되게 좋아해요. 우리가 버킷리스트를 하나 지웠다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다음에 또 뭘 할까 막 이런 거 생각하니까. 너무 설레고. 내가 우리 친구들한테도 지나가면서 얘기했어. '미안해, 내가 너무 사건 사고를 많이 일으켜서 참 힘들겠다' 그런 얘기도 했었어. 덕분에 참 새로운 경험을 너무 많이 한다고. 친구들끼리 '자랑스럽다, 멋있다, 역시 너야!' 이런 얘기해 주는 것도 내가 그런 걸 좋아하나 봐. 욕심이 있나 봐. 맞아. '애들이 나보고 너는 늙지 않겠다' 그러더라고. 몸만 늙어 마음은 안 늙고. 할머니들이 그러잖아.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그 말이 뭔 뜻인지 요즘에 좀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