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브랜딩 스토리
성심당이라는 빵집을 아시나요? 6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대전 소재의 이 빵집은 '대정 향토 빵집'으로 유명했지만 최근 들어 유명세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대전에 가면 꼭 들려야하는 곳'
'튀김소보로'
'대전에서만 파는 빵'
성심당을 아는 사람이라면 성심당하면 꼭 연관지어서 떠올리는 문장인데요. 저도 대전에 가면 꼭 빠지지 않고 방문해 튀김소보로를 구매해 먹는 빵집 중 하나 입니다. (실제로 맛있기도 하구요!) 생각해보니 대전에 사는 지인도 제가 처음으로 대전에 놀러갔었을때 가장 먼저 데려갔던곳이 성심당이었습니다.
그만큼 성심당은 튀김소보로로 대전 대표 명소가 되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이를 증명하듯이 성심당 2023년 매출은 1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817억 대비 50%넘게 증가했습니다.
어떻게 단순 동네 빵집이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성심당의 첫 출발은 대전역 작은 찐빵 가게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창업자 임길순 대표는 1956년 피난길에 올랐던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가 열차 고장으로 대전에 내리게 되어 얼떨결에 정착을 하게 되었는데요. 이때, 대전 정착 후 처음 막막한 마음에 찾은 성당에서 오기선 요셉신부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내준 밀가루 2포대가 성심당의 첫 창업 기반이었습니다. 임길순 대표는 받은 밀가루로 찐빵을 만들면서 성심당을 개업하게 되었고, 이때 받은 선심을 기억하며 다음과 같은 창업 원칙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이 살아 돌아간다면, 남은 인생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습니다"
"모든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자"
자신이 받았던 따뜻한 나눔을 기반으로 자신 또한 '나눔의 철학'을 실천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다짐을 했는데요. 창업 초기, 한국 전쟁 직후 끼니조차 때우기 어렵던 시절엔 매일 팔고 남은 빵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고 현재는 매일 만든 빵이 소진되어 남는 빵이 없자 기부를 위한 빵을 만들어 기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2대가 물려 받아 운영중인 성심당이 아직도 나눔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성심당은 사업 초기엔 그렇게 유명한 빵집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동네의 작은 빵집에 불과해지만, 성심당을 인기의 반열에 오르게 한 가장 큰 이유는 '튀김소보로'라는 특허 등록된 빵입니다. (지금도 여전하죠?)
이 튀김소보로에는 성심당의 브랜드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바로 '튀김소보로 1등'이라는 포지셔닝을 통해서 말이죠.
2010년 방영된 '제빵왕 김탁구'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제빵시장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엄청 났었습니다. 이때 당시 경제 상황을 보면 2008년 금융 위기를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던 중 2010년엔 경제 성장률이 6.8%가 될 정도로 호황기였습니다. 보통 '빵 소비'가 증가 되려면 경제가 회복되면서 문화적 수준히 많이 올라와야 하는데 2010년이 제과 시장의 호황기를 맞이하는 시기였죠.
이때다 싶어 제과 업계의 1&2위인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는 공격적인 확장세를 이어나갔습니다. 주변에 동네 빵집이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빵집이 우후죽순생기면서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했죠.
이때다 싶어 제과 업계의 1&2위인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는 공격적인 확장세를 이어나갔습니다. 주변에 동네 빵집이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빵집이 우후죽순생기면서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했죠. 확장세가 이어져 2012년 제과 창업의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점유율이 100%에 달할정도로 시장 독식이 강했습니다.
성장하는 시장은 더 큰 확장을 위해 세분화되면서 결국 전체 시장의 성장을 만들어냅니다. 프랜차이즈의 빵들은 평이한 가격에 맛도 괜찮은 빵의 종류가 가득했지만, 뚜레쥬르&파리바게트만의 특별한 빵이 없는게 특징이었습니다. 고객들은 식빵,단팥빵을 먹고 싶을 때 그냥 눈에 보이는 프랜차이즈 빵집을 가는거였지 '뚜레쥬르&파리바게트'를 구분해서 가지 않았던거지요.
이때 틈새시장으로 각광을 받는게 '특색있는 빵'집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전문빵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면서 나면서 동네 빵집들이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시기를 잘 올라탄게 '성심당'이구요. 성심당은 '튀김소보로'라는 특색있는 빵을 내세우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성심당은 특허 출헌을 하면서 튀김소보로빵의 강자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습니다. 이것 또한 성심당의 똑똑한 브랜딩 전략이라고 봅니다. 실제 성심당의 튀김소보로 출시를 되돌아보면, 1980년 5월 즈음에 처음으로 선보였지만, 실제 특허를 출원은 2011년에 출원해 2012년에 특허로 등록이 되었습니다.
특허는 개인의 고유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조치이지만 레시피 특허에서는 사실상 특허권 침해를 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은게 현실입니다.
특허권의 침해를 주장하기 위해선 청구범위에서의 청구항 1항에 기재된 모든 내용(구성요소)를 침해자가 하나도 빠짐없이 실행해야 하는데 무궁무진한 레시피 제조세계에선 제조방법을 조금만 달리해도 특허권을 침해하지 지 않기도 한다는 의미와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허를 출헌한건 아마 '튀김소보로 강자'라는 강력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전략 도구이지 않았을까?
실제로 성심당은 튀김소보로라는 특허를 처음으로 출헌하고 홍보를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튀김소보로 1위라는 인식을 심어 '튀김소보로 강자'라는 포지셔닝을 확립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부동의 튀김소보로 강자 포지셔닝을 유지하고 있다.
2024.5.17 ~ 6.02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되는 로컬 크레에이티브 2024전시에 성심당이 참여하게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에서 성심당 빵을 살 수 있다는 뜨거운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대감에 잠시, 성심당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성심당 빵! 대전에서만 판매합니다'라는 게시글을 게재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안겨주었습니다.
튀김소보로 강자의 자리에 위치한 성심당은 이제 '대전 프리미엄'이라는 포지셔닝을 통해 브랜딩전략을 펼치며 입지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대전에서만 본점과 분점을 운영하는 성심당은 과거 프랜차이즈화를 진행했던 실패의 쓴맛을 경험하고 난 다음엔 더욱 대전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나가는데에만 주력했습니다. 성심당에 가면 대전역 KTX 굿즈와 대전 문화행사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활동들만 봐도 알 수 있죠.
대기업의 자본과 경쟁해서 싸우기보단, '대전'이라는 지리적 범위를 좁혀 포지셔닝하는데 주력한것이죠.
성심당의 '대전 프리미엄' 브랜딩 전략이 통했다는건 타 유명 지역 빵집과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성심당'을 제외한 '대구 삼송빵집', '군산 이성당', '부산 옵스'는 모두 프랜차이즈화를 진행하였지만, 성심당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훨씬 하회합니다.
특히 2023년 성심당 매출이 1000억원 이상 돌파하면서 눈여겨봐야할게 영업이익인데요. 2023년 영업이익은 315원으로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와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보다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프랜차이즈화하지 않으면서 가맹점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빵'이라는 본질에 더욱 집중하면서 성장을 해온 결과입니다.
성심당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브랜드가 된 이유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확실한 포지셔닝을 하기 위한 전략들이 숨어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성심당 대표가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는 경영철학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돈벌이에 급급하지 말고 남을 도우며 살아라.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라. 성심당을 남녀노소 부자와 가난한 자 누가 와도 쭈뼛거리지 않는 곳이 되게 해라
위의 명언은 창업주 故임길순 대표가 현 임영진 대표에게 가업을 넘기면서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창업주의 정신을 본받아 지금까지 행하고 있는 대표의 철학을 보면서 성심당의 선행들에 대해 저도 깊은 감명을 하게 되었고 더욱 좋아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