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임신하기 전 나는 확실하게 태몽을 꾸었다. 첫째의 태몽은 내가 배를 타고 가는데 물속에 수박만 한 복숭아가 둥실둥실 떠있는 것이었다. 나는 보자마자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품 안에 바로 안아버렸는데 그 꿈이 우리 첫째 딸의 태몽이었다. 시어머니도 첫째의 태몽을 꾸셨는데 호두나무에 커다란 호두가 뚝 떨어져 품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정말 참 신기했다.
둘째의 태몽은 무지개색의 앵무새가 집안으로 들어오자 나는 앵무새를 잡고 기분 좋게 꿈을 깨었는데 그것이 둘째 아들의 태몽이었다.
태몽은 내가 꾸기도 하고 가족들이 꾸기도 하고 주변 지인의 태몽을 대신 꾸기도 하는 등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것 같다. 나도 실제로 내 친한 친구의 태몽을 꾸었는데 진짜로 몇 년 만에 둘째를 갖기도 했다.
한편 남매가 있는 내 친구도 태몽 얘기를 해줬는데 꿈에 아주 크고 잘생긴 곰이 나왔단다. 그래서 나는
"와 잘생긴 아들 꿈이었어?"라고 하자 아니라는 거다.
아주 크고 잘생긴 곰은 맞는데 자세히 보니 오른쪽 귀 옆에 아주 작은 핑크색 핀을 꽂고 있더란다.
그래서 그 친구의 아기는 딸이었다. 흐흐
남편은 태몽 얘기만 하면 서운해하고 속상해하는데 두 아이의 태몽을 한 번도 꾼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꿈 좀 안 꾸면 어떠랴. 난임이었던 우리 부부에게 꿈같은 아이들이 둘이나 생겼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