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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l 14. 2020

열 달 동안 누워만 지내다

파란만장 난임극복 이야기 열아홉 번째

  마지막 5차 시험관에 성공해서 난임 병원을 20주에 졸업을 하고 그 이후에 계속 나는 집에서 누워만 지냈다. 또 유산하고 싶지 않았고 이 아기를 꼭 지켜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번 정기검진을 가고 일주일에 한 번 남편과 장 보러 갈 때 빼고는 외출도 안 하고 무조건 집에서만 지냈다.


  우리 아기의 태명은 둥이였다. 사실 쌍둥이를 원해서 임신 초기일 때 지었는데 단태아라는 것을 알고 귀염둥이, 사랑둥이의 뜻도 있고 해서 계속 둥이라 불렀다. 그때부터 인터넷에서 쓰는 내 닉네임도 둥이둥이가 되었다.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둥이둥이로 쓰는 곳이 있다.




  집에서 열 달간 누워 지내면서 한 일들은 동화책 소리 내어 읽기, 성경책 중 시편, 잠언 등을 거의 매일 소리 내어 읽었고, 찬송가도 처음부터 끝까지 불러보고 소설책, 만화책도 보는 등 TV 프로그램도 무조건 웃기고 재미있는 방송만 봤다. 나름 태교에 전념하며 보낸 것이다. 가끔씩 한두 시간 거리에 사시는 양가 부모님들이 오셔서 반찬, 먹거리 등을 갖다 주시기도 하고 말동무도 해주시고 가시곤 했다.


  또 매일매일 이루어진 것처럼 감사기도 일기를 쓰고 출산 때까지 평안과 안정을 위한 기도문을 매일 소리 내서 읽으며 열심히 기도를 했다. 매일매일 배를 만지면서 둥이에게 대화하듯이 이야기도 했다. "둥이야,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다.", "둥이야 아빠가 금방 오신대."라며 태담을 많이 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각종 체험단 활동을 하며 리뷰를 쓰는 것도 하고 지내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것도 누워서 폰으로 리뷰 작성을 했다.)


  다행히 어릴 적부터 제일 친한 친구 중 한 명도 나처럼 난임이었다가 비슷한 시기에 시험관을 했고 그 친구는 쌍둥이를 임신해서 거의 매일 전화나 카톡을 하임산부 증상들을 공유하며 지내서 덜 외로웠다. 서로 의지가 많이 되었던 시간들이었다.


  그래도 한편으론 국내 여기저기로, 해외로 태교여행을 다니는 사람들과 배불뚝이 모습으로 쇼핑하고 돌아다니는 분들이 정말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뱃속에 둥이가 더 소중하고 지켜야 하니 나중에 둥이가 태어나면 같이 여행 다니고 쇼핑하러 다닐 생각에 기쁘고 감사하게 지낼 수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우리아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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