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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 Nov 24. 2022

다시 돌아온 헝가리에서 느낀 것

1년 헝가리 살이 후 6개월 만에 다시 헝가리로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

나는 (2021.01 ~ 2022.02) 약 1년간, 총 400일의 헝가리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2022년 10월에 다시 헝가리로 돌아왔다.


첫 1년간 헝가리에서 있을 때는 헝가리 생활이 기한이 있는 삶이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대학 졸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년 동안 한 번도 한국에 가지 못했는데 한국이 너무 그리웠다. 인스타 감성카페, 허름한 순댓국밥집의 분위기 이런 게 그리웠다. 그리고 너무 치여 살다 보니 지쳤던 것도 있다. 한두 달 전부터는 디데이를 세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을 갈 때쯤 되어 생각해보니 아직 헝가리에서 즐기지 못한 것도 너무 많았고 아쉬운 것만 생각났다. 


나는 한국에 들어가자마자 올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올해 안에 다시 헝가리 가기>를 적었다. 많은 일이 있었고 마음고생도 했지만 결국엔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헝가리에 돌아왔다. 이제는 적응할 시간이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려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기다리는데 순간 현타가 왔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왜 나는 여기에 있지?"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분명 내가 원해서 다시 온 헝가리인데 느낌이 너무나도 달랐다.


나는 헝가리에 아는 사람도 많고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전혀 외롭지 않은데 왜 이 세상에 혼자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을까?

왠지 모르게 오면 안 될 곳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헝가리에 온 지 2주가 지난 지금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는 2주 동안 이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봤다. 헝가리에 다시 오길 간절히 바랐고, 결국 해냈다. 그런데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을까?


내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기뻤지만, 그 말은 즉슨 목표를 잃어버렸다는 말도 된다. 나는 현재 갈 길을 잃은 상태이다. 게다가 회사나 헝가리 생활이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다가왔고 이미 살아봤기 때문에 설렘도 없었다.


팀장님과 면담을 하는데 '헝가리에서 이루고 싶은 포부가 뭐야?'라는 질문에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헝가리에서 이루고 싶은 포부가 딱히 없었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은 정말 많다. 그러나 누군가가 위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한 문장이 없다. 그걸 찾기 위해 헝가리로 온 것이라고 하고 싶다.


두 번째 헝가리 생활은 기한이 없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나의 인생 꿈목록들을 이루기 위해 슬기로운 헝가리 직장 생활을 해보고 싶다. 과연 앞으로의 나의 헝가리 생활과 그 안에서 깨닫는 것들이 무엇인지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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