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출발점에 선 너에게
두려워하지마, 두려워하지 않을게
처음으로 품을 떠나보내야 하는 너와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오지 않을 것같은 시간이더니.
아직도 내 꿈에서 넌 노란 옷 입고 팔랑거리다 잃어버려 밤새 찾아다니는 유치원생인데.
어느새 의젓하게 제 길 찾아 품을 떠난다니.
예견된 이별이라하여 덜 슬플 리가. 단지 너의 큰 꿈을 찾아가는 여정의 출발이니 축복하고 기원하는 마음으로 보내는거지. 평생 무릎 아래 두고 어루만지고 싶으나, 어찌 그리하겠니?
오늘도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 챙기는 나에게 거기서도 다 파는 것들이니 세세히 다 넣지 않아도 된다고 미소지으나, 혹여 필요할 때 없으면 어쩌나 염려되는 맘이구나. 입맛 까다롭고 소리며 냄새에 유달리 예민한 네가 혹여 제대로 먹고 자기나 할지. 새침데기에 낯가림이 심하면서 또 제 의사는 어찌나 똑부러지게 호불호를 전달하는지. 이런 네가 한살한살 자라면서 어른들에게 예의바르게 말하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이것저것 맛집이라고 다니는 걸 보며 조금씩 안심은 하고 있어.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차근차근 익히는 모습이 대견했단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동화책을 몇 권이나 읽어줘야 하고, 유치원 통학을 비롯해 승합차를 무서워해서 늘 직접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하는 수고로움에, 급식은 또 어찌나 잘 못먹고 더디었던지 늘상 단골로 선생님들마다 지적하시는 참 손 많이 가는 아이었단다. 더 거슬러 태아 때부터 검사결과가 장애판정 수치에 들어 의사조차 잘 결정하라는 말로 가슴 섬득하게 하더니. 양수 검사에 유전자 검사까지 하며 결과 기다리는 동안에도 넌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서 차마 연을 끊을 수 없었고 굳은 다짐으로 널 만나기로 결심했었지. 그 때의 수많은 갈등과 가슴졸임은 평생 잊지 못할 시간들이었단다. 이렇게 예쁘게 차라 나의 자랑이 될 줄 그땐 어찌 알았겠니. 그저 건강하기만을 바랐는데.
이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많을거야. 결정은 네가 해야하겠지만 주위 친구든 선배든 항상 조언을 구하고 귀기울어 들었음해. 너도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아플 때 서로 챙겨주고 같이 기뻐하고 슬퍼할 친구를 사귀렴. 결코 네가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혼자서 감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네 감정에 솔직하고 바른 생각과 옳은 행동을 하길 바란다. 너를 드러냄에 두려워하지 마렴. 너를 온전히 보여줘야 상대도 마음을 열어 다가오고 서로에게 진심인 관계가 이뤄진단다. 상처를 주고 받지 않는 깊은 관계는 없을거야. 서로 다르게 성장한 타인들이 감정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면 때론 부딪히고 상처도 주고 받고 한단다. 그럴 때 그저 회피하고 거부하지 말고 더 진솔하게 다가가 대화해 보렴. 그리하여도 너와 결이 너무 다른 이라면 과감히 돌아서도 늦지않아. 성급히 판단하지는 마렴.
조막만한 손으로 고무찰흙을 조물거리며 온갖 음식 미니어쳐를 온종일 만들어 선물이라 내밀며 환한 미소짓던 그 때부터 넌 사랑스런 아이었단다. 멀리서도 나의 "앗"하는 조그만 비명에도 쏜살같이 달려와 살펴주고 나와의 인연을 세상 가장 큰 운이라 늘 포근히 안아주는 네가 곁에 없으니 난 또 얼마나 허전할까. 매초 네가 그리울거야.
너의 씩씩한 출발을 기도하듯 나역시 함께 쌓아온 그 시간 속에 잠식되지 않고 씩씩하게 기다릴게. 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널 지켜볼게. 지금처럼 서로의 힘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사랑 한아름 담아 널 보낸다.
#출발 #응원 #이별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