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을 잊지 말아요
어떻게 지내니?
그대가 묻네요.
나는...음...삶이 무료하네. 그저그래.
잠시 '무료하다'는 그대의 삶을 생각해 봅니다.
그 어떤 단어보다 '무료함'을 먼저 느끼는 삶을 오래 생각해 봅니다.
그다지 힘들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은, 딱 그만큼의 그대 삶을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직장에서는 그간 경력을 인정 받아 어느 정도의 직위와 수입이 보장되겠죠?
업무처리에도 큰 어려움이 없으며 그대의 사교적 성격에 직장내 인간 관계도 순탄할 거에요.
가정 내 평안이 이미 자리잡아 큰 갈등 없이 식구들 무탈하고 서로 귀히 여길 줄 알거에요.
아직 건강상 큰 문제도 없어 하고자 한다면 언제든 뭐든 할 수 있을 거에요.
물론 다 알 수 없는 그대의 삶을 내 임의로 해석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간 그대가 건네는 몇 마디 말과 은연 중에 나오는 표정과 행동, 그대에 대해 이런저런 소문들만으로도 충분히 그대의 평안한 삶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크게 잘못 해석하진 않았을 거에요.
보여지는 게 다가 아니고, 말하는 게 다가 아님을 알지만 지금의 삶에 감사하며 살도록 해 봐요.
그대의 그 삶이 많은 이들이 꿈꾸는 삶의 지향점일 수 있음을 아나요? 매 시간 긴장과 갈등 속에서 제 살과 뼈조차 돌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대의 무료함은 '그림의 떡'처럼 가질 수 없는 먼 것일 뿐이랍니다. 갈수록 상향평준화되어 가는 현대인의 치열한 삶에서 그대의 안정적인 삶은 많은 이의 소망일 수도 있답니다. 그저 하루가 고달프다는 그들에게 그대의 무료한 삶은 사치일 테니까요.
그 누구도 아닌, 그대의 청년시절 보장되지 않은 직장과 연인과의 이별로 지옥같은 무수한 밤, 우울과 좌절을 안주 삼아 지샜던 그 날들을 추억해 보아도 지금의 삶은 그저 감사할 뿐이죠? 비빌 언덕도 없이 오롯이 그대의 의지로 남보다 한발 먼저 나가는 노력으로 일군 대가가 그 무료한 삶이랍니다.
그대가 무료하다는 말에 그저 안심이 되고 미소짓게 되네요. 잘 살아왔고 잘 살고 있다는 말이라 여겼어요. 단지 그대가 한곳에 머물러 있기에 느끼는 매너리즘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단지 자극적인 삶을 바라는 헛된 기대가 아니길 바랍니다. 그대를 더 멀리보고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결국 그대 내부에 있답니다. 그 뜨거운 에너지가 그대를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살아 꿈틀거리게 할 겁니다. 외부 자극으로 잠시 흥분되는 삶을 바라지 말아요. 쉬이 그 열기에 데이고 상처만 남길 겁니다. 그대가 진정 원하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그대를 무료하도록 멈추게 하진 않을 겁니다. 그대를 난 알기에 반드시 예전의 그 열정을 찾으리라 믿어요.
이젠 의무가 아닌 그대가 하고 싶었으나 잠시 접어두었던 것들을 찾아 그대를 움직여 보세요.
지금처럼 더없이 좋은 날, 포근한 햇살 내려앉은 호수같은 그대의 삶이 잠시 멈춰 있네요. 그런 그대를 난 맑은 바람 담은 눈으로, 부러움으로 감상하고 있어요. 곧 그 호수에 그대가 그리는 파문으로 무늬가 생길 터이고, 그대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내겠죠? 나는 또 역시나 하는 동경의 마음으로 지켜볼게요. 또 그대를 그리워할게요.
그대는 지금 잠시 감사한 무료함을 즐기세요.
#무료한_삶 #감사함 #내적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