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왼손잡이라 칼질이 무척 서툴렀었다. 요리세계에 입문해 다양한 식재료를 써는 과정에서 으윽. 애호박 하나 듬성 썰다가 손가락을 너무 심하게 베여 병원에 달려간 적도 있었다.
칼질 때문에 자주 못했던 반찬이 바로 우엉볶음이었다. 솔직히 단단하고 길쭉한 거 잘못 썰었다가 큰일 날 것 같아 무서웠다.
신나게 밥 해 먹으며 5년 정도 흘러서야 채 써는 맛을 느끼게 됐다.내 칼질 솜씨가 조금씩 늘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며 뿌듯함을 느끼게 해 준 우엉. 오늘은 의미 깊은 식재료로 반찬 하나 만들어봐야겠다.
마트에서 봉지에 담아 파는 우엉 한 묶음 사서 감자칼로 껍질을 벗겼다. 난 우엉 특유의 향을 정말 좋아한다. 밥에도 넣어 먹고, 건조기에 말려 차로도 마시곤하는데 그중에서도 볶음이 최고다. 냉장고에 우엉채볶음 떨어지는 날이 없을 정도로 자주 해 먹는다.
껍질을 벗긴 우엉을 조심조심 채 썰었더니 크게 잡아서 3줌 정도 나왔다. 우엉은썰자마자 색이 변한다. 갈변현상을 막고 특유의 아린맛을줄여주기 위해 식초를 탄 물에 담가두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근데난식초물에 담근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못 느껴채 썬 우엉을 사진처럼 그냥 맹물에 씻어 바로 조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