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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섭 Jun 17. 2020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전해주신 지혜 2가지.

버스를 잘 못 탔으면 그 즉시 내려라. 비가 오면 피하라.

“나는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고등학교를 나왔어. 그게 어딘지 아는 학생?”

 가끔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분위기 환기시킬 겸해서 물었다. 여러 대답이 오고 갔지만 정답은 나온 적이 없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이 나온 충주고”

2017년 반기문 총장의 대망론으로 한참 인기 있을 시기였기에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신 지혜 중 늘 마음에 두고 다니는 것이 2가지 있다.

첫번째는 나이 지긋하신 역사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다.

“부산행 고속버스를 타야 하는데 늦어서 급하게 타느라 강릉행을 타고 가다가 깨닫게 되면 어찌할 것인가?”

“강릉까지 가서 놀다 부산 가요.”

“원주 같은 곳에 내려서 부산행을 다시 타요.”

선생님은 대답하셨다.


 즉시 내려라.”


 못을 깨달았으면 바로 즉시 그만두고 다른 방법을 택하라는 . 그것보다 빠른 길은 없다는 말씀이다.


두번째는 물리선생님의 말씀이었다.

“우산 없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면 어떻게 할까? 어차피 홀딱 젖는 건 같으니 가던 대로 간다, 아니면 빨리 피한다. 둘 중에?”

역시 대답은 여러 가지였으나 선생님은 자신이 양동이라고 생각해 보라 하셨다.


비가 오는데 천천히  때와 빨리    어느  빗물이  많이 찰까?”


결국 빨리 비를 피해야 양동이에 물이  찬다는 말씀이다. 살면서 불가항력인 것과 맞닥뜨리면 싸울 생각하지 말고 비켜갈  알아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아이 어린이집 원장님은 아이가 너무 산만하고 말이 늦어 걱정하는 내게 너무 보채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씀하셨다. 한두 달 지나 역시 변함이 없어 아일 데리고 병원을 찾아다니며 치료받기 시작했다. 원장님은 적극적으로 잘 대처한다고 바꿔 말했다. 다시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발달장애아이들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빠르게 치료받을수록 자신이 가진 재능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36개월까지 사람의 뇌는 빠르게 성장하므로 이때가 가장 중요하다할 수 있다. 아이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두려워서 또는 ‘나도 어렸을 때 느렸어’라는 생각으로 골든아워를 지나칠 수 있다. 심정지가 오면 119를 부르 듯 아이가 이상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다. 병원 가서 단순 지연이라고 들으면 기분 좋은 일이고 치료받아야 한다면 빨리 가서 다행 아닌가?


발달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여러 번 나쁜 생각도 해봤을 터이고 또 ‘왜 나한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기도 할 것이다.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 자신을 괴롭힐 때 가장 큰 스크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아픈 아이를 부모가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의사도 고칠 수 없다. 물론 약도 없다. 죽을 때까지 이 십자가를 매고 가야 한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안타깝긴 해도 이 스트레스를 양동이에 담아서는 안된다. 스트레스를 피해 자신의 안정을 찾아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행복과 불행은 전이 되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류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조금씩 도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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