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먹자
퇴근 즈음의 시간이 되면 오늘 저녁으로는 무엇을 푸짐하게 먹을지 고민한다.
금요일 저녁에는 금요일 저녁이니 무엇을 거하게 먹을지 고민한다.
주말에는 주말이니 무엇을 대단하게 먹고 마실지 고민한다.
배가 딱히 고프지도 않은데 습관처럼 때만 되면 메뉴를 고심해서 고른다.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 친구, 하루를 고단히 보냈던 나 자신, 하루를 심심하게 보내서 딱한 우리 집 강아지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맛있는 것을 먹이거나 먹는 일 밖에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좀 다르게 생각해 보기로 결심했다.
사실 배고프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하루에 세 끼니를 의무적으로 채움으로써 오는 불필요한 식비 지출을 더욱 줄여보기 위함으로 시작된 결심이다.
오늘은 집에 있던 아보카도와 냉장고에 두고 먹기를 미루어두었던 그릭 요거트로 저녁을 먹어 보았다.
다 먹자마자 달걀을 6개 삶아 2개를 까서 먹었고 지금은 조금 기분이 좋지 않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내일 저녁에 무얼 먹을지 고민하고 있다.
예로부터 선조들이 삼시 세 끼를 물려준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
-마태복음 6장 2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