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이 좋냐
서울살이 18년 정도 되다 보니 도심 높은 건물이나 산에 오르면 살았던 동네, 만났던 사람들, 아는 사람들, 알던 사람들이 사는 동네들이 곳곳에 보이기 시작한다.
더 이상 만나지 않더라도 어딘가에 살고 있을 지나온 사람들.
혹여 그 사람들이 더 이상 그곳에 살고 있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망대에서 전망되는 장소의 기억들은 뇌로 이동하면서 사람의 기억으로 바뀌어서 전달이 된다.
어쩌면 전망대가 많은 서울살이가 이런 면에서도 고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국수 삶는 물이 거품을 내면서 넘치려고 하면 얼른 찬물을 얼른 조금씩 부어서 가라앉히는 그런 것과 비슷한 느낌.
생각 없이 멍하게 휘젓다가 순식간에 별의별 마음이 부풀어 오려고 하면 빠르게 가라앉히는 찬물 같은 기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