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 앞이 보이지 않았어요. 항상 아프고 여기저기 통증과 입원을 반복하면서 의문점이 들었어요.내가 병(루푸스) 때문에 아픈 건지 약 때문에 아픈 건지에 대한 의문점이요.
아픈 게 반복되고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까 온전히 루푸스 때문이 아니구나. 결국 약 때문에 아픈 곳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도대체 왜 내가 약을 먹어야 하지? 염증 하나 잡으려고 이렇게 많은 부작용이 따라오는데 화학적인 성분을 계속 섭취해야 되나?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느낌이 들었어요.
루푸스로 병들어가는 게 아니라 약으로 병들고 아프고 죽어가는 느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변해버린 내 모습(쿠싱증후군)을 포함한 통증과 부작용때문이라도 약을 줄여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약 부작용이 사람을 신체적으로 고통스럽게도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우울해지고 자신감 또한 떨어지게 해요.
검사 결과 수치 확인하면서 조심스럽게 조절하고 줄여갔어요. 약을 줄이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약이 차지했던 자리에 단단하고 강한 내 의지가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운동하고 식습관 관리하면서요. 그래야 약을 뺀 것에 대한 명분?
그게 아니면 다시 루푸스가 찾아오고 무너지고 또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오니까. 거기까지 가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하는 거죠.
약에 의지하지 않는 대신 내 의지력을 키워야 했어요. 중요한 건 약을 대신하는 또 다른 무엇을 찾으면 안 돼요.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약을 먹는 것처럼 편하게 하려고 하면 안 돼요. 운동하면서 몸을 열심히 움직이며 살아야 해요.행동과 실천이 필요한 거죠.
(2016년부터 약 3년간 딸은 한약을 먹었다. 약을 끊게 된 딸이 몹시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나는 한약을 추천했다. 자신이 개발했다는 알 수 없는 약을 딸에게 처방했고 그 약을 먹은 딸은 중환자로 6개월을 살아야 했다. 나는 한의학 치료법이 도움이 된 사례여서 딸에게 추천했다. 이런 예민하고 큰 병에는 조금 더 신중해야 했는데 내 생각이 짧았다. 딸은 자신이 결정했고 누구 탓도 아닌 본인 의지였다고 말하지만, 내가 권하지 않았다면 시작하지도 의지하지도 않았을 일이다. 나는 그때를 반성하고 후회하며 딸에게 부끄러워 미안하다고 여러 번 사과했다.)
답 : 아니에요. 결국에는약에 의지하지 않고도 나 스스로 좋은 생활 습관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약 대신 의지 할 것을 찾았고 그것이 한약이 된 거죠. 이것도 방법이 아니구나. 한약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길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어요. 한약 부작용으로 인해서 결국 내가 진짜 열심히 해야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질문 : 스스로 선택하고 여기까지 오면서 두렵지 않았어?
답 : 솔직히 두려운 건 없었어요. 두려움보다 우선은 고통을 줄이면서 개선하고 부작용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었어요. 약이 나에게 도움을 준다는 존재보다 독성이 강한 이미지가 컸고 독성을 빼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어요. 갑자기 끊는다면 위험하다고 엄마가 말했기 때문에 조금씩 줄여봤어요. 조심스럽게 조금씩 조절하며 줄여나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