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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정말 중요한 건...

당신의 최악의 팀장은 (1)

by 이여름

우리 팀에 A씨가 합류했을 때, 그는 팀장급으로 부임했다.
정식 팀장 직함은 아니었지만, 그에 준하는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라고 했다.

A씨는 첫날부터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이제 곧, 조직 전체에 지각변동이 올 겁니다.”


그가 말한 ‘지각변동’의 내용은 이랬다.
인사평가의 체계화, 교육 시스템 재정비, 직원 정리, 전반적인 HR 리빌딩 등...


그러나 조직을 바꾸겠다는 포부는 있었지만,

그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 것인지
혹은 실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말.


“이전 회사에서도 팀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식이 잘 맞았어요.”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후 업무 분담 과정에서,
그 말은 곧 “나는 실무에는 깊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인 걸 알게 되었다.


당시 우리 팀은 인력도 부족했고 업무도 과중한 상태였다.

그래서 새로 온 리더가

1) 직접 실무를 소화하거나,
2) 아니면 팀 간 협조를 이끌 수 있는 조율자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A씨는 다른 팀과 교류하거나 협상하는 데에도 적극적이지 않았고,
내부적으로도 대화나 소통에 힘을 싣지 않았다.


회의 중 외부 협조 요청도 없었고,
사내 휴게 공간에서 타 부서와의 교류도 거의 없었다.

우리 팀원들과 함께 식사할 때도 대화에 거의 잘 섞이지 않았다.


그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었는지는
끝내 명확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역할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행동으로 보여주는 리더십’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리더에게 말보다 중요한 건 신뢰를 줄 수 있는 행동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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