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존과 사회 생존 (1)
그간 20여 편 넘게 써온 신입사원으로 살아남기 시리즈, 이제 ‘정말 살아남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아래는 살아남다 의 사전적 정의다.
살아남다:
1. (동사) 여럿 가운데 일부가 죽음을 모면하여 살아서 남아 있게 되다.
2. (동사) 어떤 일이나 효력 따위가 유지되다.
3. (동사) 어떤 분야에서 밀려나지 않고 존속하다.
해당 시리즈 속 ‘살아남다’의 뜻은 3번, 즉 어떤 분야에서 밀려나지 않고 존속하다 로 쓰인 것이 알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두 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1. 나는 정말 어떠한 분야에서 밀려나지 않았는가?2. 그리고 그곳에서 존속(어떤 대상이 그대로 있거나 어떤 현상이 계속됨)하였는가?
질문에 대한 답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회사 내> 라는 전제가 바탕인 경우와,
<사회 내> 라는 전제가 바탕인 경우다.
먼저 <그 회사 내>에서 살아남았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1. 아니다. 내가 담당하던 분야(채용, 교육, 근태, 급여 등 인사 전반)에서 밀려나긴 했다(계약 연장을 거부한 자발적인 퇴사였으니, 내가 ‘속해있던 소속을 밀어낸 것’이기도 하지만). 경제불황으로 인해 내가 관리할 직원수가 줄어들어 내 업무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잉여인력은 여전히 많아, 같은팀 10년차 직원이 신입사원이었던 나를 자신의 경쟁상대로 보고 업무를 뺏어가기도 했다. 내 업무를 나 몰래 처리한다거나. 어쨌든 이런저런 사유가 있지만 밀려난 것도, 밀어낸 것도 다 맞겠다.
2. 아니다. 결국 나는 그 회사에서 존속하지 않았다. 그곳에서 내가 그대로 다니지 않았으니-.
1. 사회는 회사=직장보다 훨씬 더 거시적이다. 그러니 회사에서 생존하지 못했다는 것을 사회에서 생존하지 못했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직장이 아닌 더 넓은 범위, 사회에서 구성원으로서는 어떻게 지내왔으며 종국에 생존했는지를 살펴보자.
1. 구성원이 되어 or 구성원에 속하진 않지만 무언가 가시적이면서 생산적인 일을 함
1-1.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 자격증 공부(언어/ 디자인/ 개발/ 그외 다양한 학문 등), 음악 공부, 학/석/박사 공부, 운동(새로운 걸 배우는 것이니), 여러 모임 등을 통한 교류(사회 공부도 포함되니)
-> 즉각적인 효과나 성과가 눈에 보임
2. 비가시적이면서 생산적인 일을 함
2-1. 심적치유, 회복을 하는 것: 여행(누군가 보기엔 비생산적이고 소비적이기만 할지도), 독서(가시적인 자격증이 나오지도 않고 모임 없이 개인독서를 하는 경우), 명상, 일기 쓰기(감사일기 등), 문화 생활(영화, 뮤지컬, 연극 등)
-> 즉각적인 효과나 성과가 눈에 잘 안 보임, 다만 내면적으로는 성장을 이뤄낼 확률 高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나는 구성원에 속하거나 속하지 않은 채로 1. 가시적이면서 생산적인 일과 2. 비가시적이면서 생산적인 일 모두 무사히 해냈다.
운동, 모임, 석사 공부(졸업), 디자인 공부를 해냈다.
여행, 문화 생활, 일기 쓰기(브런치 포함), 문화 생활,
명상 모두 다 해냈다!
그리고 나는 이 사회에 존속하고 있으니-
내 다음 목표는 여전히 회사에서 생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회에서도 생존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회사보다 사회가 더 크고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러니 나에겐 앞으로도 사회에서의 생존이, 회사에서의 생존을 앞서진 않을 것이다. 만약 회사가 <내 사회에서의 생존>을 위협한다면 회사를 탈출할 것이다. 사회에서 살아남으면 다른 회사에 가서 살아남으면 된다.
중요한 건 목숨 온전히 부지하는 것,
이라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
당신은 살아남으셨나요?
아니면 저처럼 A회사에서는 생존하지 못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