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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 Nov 01. 2020

감수,하시겠습니까

걷는,사람-제주 올레 16코스

어제의 끝은 오늘의 시작이다. 그 말은 어제와 끊을 수 없는 오늘이라는 말이기도 하렷다. (뫼비우스의 띠?)


한겨울에 걸었던 길을 볕 좋은 가을날 다른 얼굴로 다시 만난다.


고내포구에서 한동안 바당길로 이어지는 16코스는


늘상 허덕이는 바다와


머핀 바위를 지나


구엄리 옛 염전을 지나면


호젓한 숲길로 우회전을 한다.


현기증나게 수산봉을 올랐다가 천하의 명당을 꿰찬 그네를 보면 시샘이 솟구친다.  하지만 잔뜩 몸을 사린 유약한 인간은 한 길도 못 될 낭떠러지가 두려워 섣불리 올라타지도 못한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자만이 한라를 차지할 수 있다.


혹은 400년을 묵었거나.










소박한 마당에 앉아


소박한 다과상을 받는다. 아무 조건 없이.


하지만 자연에는 대가가 따른다. 영악한 인간들은 스스로 이해타산의 고수임을 과시하지만


이 드넓은 자연의 포용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럴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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