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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속의 날실과 올실

by 잡학거사

지난 3개월간 중소기업 컨설팅을 수행하며, 편직물 직조기의 실 초과 장력과 씨실 삽입 최적화 및 바늘 부러짐 검출용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의 사업화 멘토링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존 뿌리산업의 편직물 직조기에 IoT 플랫폼 기반의 미세영점 인식 스마트 분석기술로 비전 & 진동알고리즘을 이용한 유닛 상태 데이터를 수집하여 작업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것 입니다. 장갑이나 양말 등을 만드는 전자식 직조기의 바늘은 직조기 내부의 바늘통에 장착되며, 일반적으로 직조기는 두 개의 바늘통으로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바늘통에 80개 이상이 바늘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실제 직조기를 사용하는 제조 현장에서 직조기 운영 시에 직조기 바늘이 부러지면 불량제품이 생산되며 결국 시간과 몇 백만원의 돈이 낭비되는데, 직조 오류 발생 시 원자재 손실 및 장비 가용시간 감소와 생산원가 상승요인이 된다고 합니다. 직조기 바늘이 부러질 때는 바늘귀 끝이 부러질 때와 바늘귀 중간이 부러질 때가 있는데, 직조기 운영의 특성상 저녁부터 새벽까지 기계를 유지 보수하는 인력이 관리하지 못하는 시간대에 작동시키는 상황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시간 때에 바늘이 부러지게 되면 불량제품이 다량 만들어지면서 많은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다양한 센서들을 활용한 IoT 기술 및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여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직물은 날실(경사/세로)과 씨실(위사/가로)의 서로 아래위로 교차하는 방법에 따라 짜여져, 어떤 넓이의 평면체가 된 천을 말하며, 날실과 씨실이 한 올 씩 교차된 조직은 평직으로 두올, 세올 교차하면 능직이고 네올 이상 교차하면 수자직으로 “평직”, “능직”, “수자직” 등으로 분류 합니다. 평직은 교복과 같은 가장 튼튼하고 실용적 직물이라 할 수 있으며, 청바지와 같은 작업복용 능직은 날실과 씨실이 두 올 이상 건너서 교차된 조직으로 사선 무늬가 나타나고, 평직과 수자직의 중간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수자직은 날실과 씨실이 네 올 이상 교차된 조직으로 조직점이 적고, 광택과 촉감이 좋으나 마찰에 약한 비단 종류 제작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직물이라는 존재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는 매일 매일 올실로부터 출발하여 직물로 만들어진 피복의 재료들과 함께, 우리네 인생을 함께 영위하고 있습니다. 한 올의 실을 이용하여 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쓰임과 가치가 정하여 지듯이 우리의 자신도 자아 의지를 통하여 자신만의 방향 설정을 이루어내야 할 것입니다. 날실과 올실이 그려낸 인생 그물 속에 베를 짜는 실의 중요함보다는, 그 실을 올올이 다루어가는 마음가짐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되며, 자신의 인생 한 올 한 올을 정성껏 열심히 다루어 가는 자는 자신만의 소중한 인생의 비단을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하여, “인생은 기쁨이라는 날실과 슬픔이라는 올실이 엮여 만들어진다.”라고 이야기하며,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인생의 가능성을 안고 꽃봉오리로 다가올 때, 사랑과 인내로 그 꽃봉오리를 꽃으로 피워내는 인생은 아름다운 인생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사랑 안에서의 모든 현실은 자신만의 행복의 재료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가 숨을 쉬며 삶을 영위하는 현실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만개하는 꽃봉오리와도 같고, 현실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살아냄의 인생은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생 그 자체라고 하는 직조의 결과 속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는 늘 함께 공존하며, 자신의 삶의 궤적들이 싸인 자신만의 역사를 쓰게 됩니다. 나만의 역사 속에 자신은 누군가에게 날실이 되고, 때로는 씨실이 될 수 있으므로, 세상살이라고 하는 한 울타리 안에 함께 존재하는 이상에는 어느 누구도 혼자는 아닐 것입니다. 내가 존재하는 현실이라는 인생에서 고통과 눈물과 탄식과 슬픔까지 버릴 것이 없다는 것은, 베틀에 놓여 있는 날실이 씨실을 품고 아래 위를 오르내리며 자신의 소임을 다할 때 비로소 고른 베가 짜여짐과 같이 함께 이루어나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도 조화를 필요로 하며, 날실인 너와 내가, 씨실인 나와 네가 모여 역사를 이루어 내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현실을 지극히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과 속성이 다른 너와 내가 함께한 씨실과 날실의 역할이 세상이라고 하는 드넓은 바다와 같은 광대함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언제나 올바른 판단이나 선택을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자신 혼자만이 아닌, 남과 함께 동행하는 짧은 인생살이에서 자신의 옷감을 성글게 짜지 않기 위하여 씨실과 날실의 온전함과 완전함을 이루어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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