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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재미 Feb 15. 2021

7. 운동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싶어 지는 방법

코로나 시대에 운동인으로 살아남기



어렸을 적 한 밤중에 화장실을 가면 꼭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었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그 당시엔 그렇게도 무서웠던 귀신 이야기가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친절한 귀신이다. '가릴 게 뭐가 있어. 뭐든 주면 땡큐지!' 지금도 똑같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피트니스 센터가 대거 운영 중단 및 제한되었다. 운동답게 운동을 못하는 요즘, 따질 게 뭐가 있어. 그저 운동만 할 수 있다면 감사하다.



"마스크 낀 여성 조심하세요."


최근 '마스크 낀 여성 퇴치법' 이라며 한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글이 있다. '안녕하세요. 요즘 코로나로 참 힘든 시기를 보내는 와중에 한 가지 주의를 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라고 시작하는 이 글은 빨간 마스크를 낀 여성을 보면 주의하라고 권고한다. 자신이 예쁘냐고 묻는 이 여성의 마스크 너머의 모습은 입이 귀 밑까지 찢어져있는 흉측한 모습이라고 한다. 예쁘다고 대답할 경우 자신과 똑같이 만들어준다며 입을 찢어 살해하고, 아니라고 할 경우에는 자신과 똑같이 되어보라며 같은 방식으로 살해한다는데, 이 여성에 대한 퇴치법이 새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바로 마스크를 벗기 전, 벗지 못하도록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하라고 혼내면 된다는 사실!


한 때 '빨간 마스크'로 유명했었던 괴담이다. 내가 학창 시절 때만 해도 이 여성은 많은 학생들의 밤길을 무섭게 한 장본인(?)이었는데,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이 괴담은 유머가 되어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마스크가 없으면 어색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마스크는 하나의 문화와 패션이 되어 자리매김을 해나가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나와 같은 헬창들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숨이 차오르고 땀이 흐르는 것이 행복인데, 마스크라니! 마스크라니!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트레이너: 회원님! 마스크 쓰셔야 합니다!!

회원: 아니.. 너무 답답해서..

트레이너: 그래도 쓰셔야 해요! 큰일 납니다!


피트니스 센터에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다. 회원님들이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벗는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운동 중에도 피해 갈 수가 없게 되었는데, 문제는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서 숨이 차오를 때마다 마스크가 호흡을 막는다는 것이다. 나 또한 운동을 하다 보면 마스크를 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래도 벗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운동을 하다 보니 마스크를 기분 좋게 착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찾았다. (Wow!) 이 팁을 안다면 그대도 좀 더 편하게 운동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첫 번째는 본인의 얼굴형에 맞게 여유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마스크가 일반화되면서 시중에서 다양한 모양과 형태의 마스크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마스크 안쪽 공간에 여유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게 되면 호흡이 훨씬 편해진다. 너무 작거나 타이트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호흡이 가빠지면서 숨을 들이마실 때 마스크도 함께 흡입(?)하게 될 확률이 높다. 여러 마스크를 구입하여 운동 중 착용해보고 가장 잘 맞는 마스크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다 보면 운동할 때 편한 마스크도 발견하는 동시에, 내 얼굴형에 잘 어울리는 핏(?)스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두 번째는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나도 아쉬운 부분 중에 하나지만 사실 어쩔 수가 없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만큼 호흡이 제한되는 것은 불가피한 부분이다. 우리가 운동할 때 옷을 두껍게 껴입고 운동하게 되면 가볍게 입었을 때보다 훨씬 힘들어지는 것처럼 마스크도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우리는 불편했던 부분이 편해지는 것보다는 편했던 부분이 불편해지는 것에 더 크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소 쓰지 않던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려니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기존 강도만큼 운동을 수행하는 것에 장애물(?)이 생겼다는 것은, 크게는 코로나 시대를 겪고 있는 이 사회에 분노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반대로 생각해보자. 내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려니 기존 운동 강도의 80%로 수행할 수 밖에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트레이닝은 나를 더욱 성장시킨다는 것을 말이다. 어느새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100% 강도로 운동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다. 나중에 마스크를 벗고 운동할 수 있는 날이 오면 그대는 마스크를 벗었다는 사실만으로도 120%의 운동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살면서 한번쯤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착용하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도 양쪽 귀에 모래주머니를 하나씩 걸었다고 생각하자. 훗날 모래주머니를 걷어냈을 때 더 가벼워질 내 몸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마지막 세 번째는 바로 '야외운동'이다. 일명 공원안에 운동 기구를 비치해놓은 곳을 '공스장', 학교는 '학스장'이라고 하는데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에는 방한 용품을 필수로 착용하지 않으면 얼굴이 시릴 수밖에 없는데, 이때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방한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오히려 마스크를 벗으면 춥기 때문에 벗을래야 벗을 수가 없다. 오래전부터 시대에 따라 생활환경은 조금씩 변해왔고, 우리는 그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해왔다. 대표적으로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실내 키즈카페가 급증하였고,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대부분 속눈썹이 길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여 발전하며, 우리의 몸 또한 진화와 퇴보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 펜데믹 시대에 맞춰서도 우리는 한 걸음 더 발전하고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이제는 우리도 변화와 대응이 필요하다. 그게 우리 '인간'이 가진 가장 큰 무기이자 유전자가 아닐까.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성수동 서울숲길을 걷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문구. 우리는 할 수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최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정부 지침이 2단계, 그리고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피트니스 센터들이 모두 운영 중단되었던 적이 있다. 이에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일명 '확찐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나도 '곧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던 한 사람이었다. 그 희망은 점차 고문이 되기 시작했고, 조금씩 견디지 못하는 나의 몸은 문드러져 가고 있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 블루'가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우울하게 조장하면서 누구나 그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없다. 집에만 있는다는 것이 하루 이틀만 좋았지 점차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데, 이 무기력함은 결국 삶에 대한 태도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점차 비관적이고 어두운 생각을 몰고 오는데, 이게 정말 무섭다. 긍정적인 사람도 부정적인 사람으로 바꿔버리는 이 강력함을 나도 피해 가지 못했다. 결국 '안 되겠다!'라고 소리쳤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나! 홈트(이하 홈트레이닝)를 하기엔 집이 너무 답답하고, 피트니스 센터는 도무지 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집에서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다간 내가 먼저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다. 나는 당장 돗자리를 들고 집을 나섰다. 장소는 겨울 방학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없는 집 앞 중학교 운동장이었다. 오랜만에 뛰는 러닝에 발목이 아려오고 숨이 차오르는데도 무작정 운동장을 달렸다. 그리곤 깔아놓은 돗자리 위에서 윗몸일으키기를 포함한 할 수 있는 맨몸 운동들을 했다. 운동을 마치고 돗자리에 누워 바라보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마치 하늘 아래 우리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늘의 비웃음에 쿨한 미소로 답하며 무언의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속이 뻥 뚫려있었다. 그리고 우울이라는 저 깊숙한 우물 안에서 도르래를 타고 올라오고 있는 내 모습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무작정 밖으로 나가 운동하는 운재미. 운동 후 바라 본 하늘은 유난히 높고 청량하게 느껴진다.



움직이세요. 움직임은 곧 에너지를 가져다줍니다. 힘냅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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