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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재미 Feb 26. 2021

8. 헬창의 삶, 생각보다 괜찮다.

'취미'에 대하여



Q. '취미가 뭐예요?' 

A. '운동과 독서입니다.' 

Q. '특기는 뭐예요?'

A. '웨이트 트레이닝입니다.' 

웬만한 운동은 다 좋아합니다. 굳이 잘하는 것을 꼽자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좀 할 줄 압니다. 



남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


'장인'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예술가의 창작 활동이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예술가를 두루 이르는 말이다. 이 '장인'이라는 단어가 누구에게 붙는 수식어인지 떠올려보자. 산속에서 자신만의 도자기를 빚는 장인의 모습 혹은 공장에서 자신만의 기술로 한 평생을 살아온 또 다른 장인의 모습들이 떠오른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외길인생인 것이다. 한 평생 그 한 가지를 사랑하고 함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대단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아.'라고 생각했다가도 '대단해. 저렇게 한 번쯤은 무언가에 푹 빠져보고 싶어.'라고도 말이다. 누구나 어딘가에 흠뻑 빠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첫 연인과 사랑에 빠져 밤새 전화기를 놓지 않았던 적도 있었고, 학창 시절 친구들과 게임에 빠져 하교 시간만 기다렸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선택할 것들이 많고 그만큼 빠질 수 있는 것들은 많다. 좋지 않게는 술에 빠지기도 하고, 도박에 빠질 수도 있다. 많고 많은 것 중에 운동에 빠진다는 것, 취미가 운동이라는 것만큼 건강한 것이 있을까? 당당하게 운동이 취미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남들은 하고 싶어도 잘 되지 않는 게 운동인데 그것을 즐긴다는 것은 어쩌면 그 취미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 아닐까? 우리는 운동의 '장인'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잘 하진 못하더라도 일단 즐겨보는 것이다. 타고난 자보다 더 뛰어난 자는 그것을 즐기는 자이니.


생각 없이 무겁게 운동하고 싶은 날,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남들에게 나눌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


지인 A: 뱃살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해?

지인 B: 어깨가 아픈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지인 C: 자세가 구부정한데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지인 D: 어깨가 넓어지려면 무슨 운동을 해야 해?


종종 지인들에게 연락이 온다. 질문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묻는 분이 있는가 하면, 인사치레 넌지시 묻는 분도 있다. 뭐든 좋다.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는 것은 내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뜻일 테니까. 운동을 통해 삶이 달라지는 분들의 모습을 종종 본다. 가령 허리 통증이 심했던 분이 운동을 하면서 개선되기도 하고, 통통했던 분이 운동을 통해 보디라인을 만들면서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평생 운동을 놓지 못할 것이다. 몸이 아파보지 않았던 사람 혹은 체형이 좋아않아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운동을 통해 찾은 내 몸의 소중함은 그것을 누려본 사람만이 안다. 4살짜리 꼬마 아이가 처음 사탕을 먹는 그 순간, 그 꼬마는 다시 사탕을 먹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미 느껴보지 못했던 달콤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 달콤함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누군가에게 그 기쁨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꽤 괜찮은 삶 아닌가. 특출나진 않더라도, 내가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 달란트를 누군가에게 나누는 것만큼 배가 되는 일이 있을까. 


함께 한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운동이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운동을 통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내 삶을 나누고 싶다. 

"운동합시다. 운동하면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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