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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한게 좋아 Aug 03. 2024

열세 번째 미션-여름날의 얼음 공포

북극 에어컨 수리서비스

탐정으로서 열세 번째 의뢰를 받았던 날은 한여름의 무더운 날이었다. 도시 전체가 푹푹 찌는 더위에 시달리던 그때, 내 사무실 문을 두드린 사람은 떨고 있는 한 여성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이슬이었다. 놀랍게도, 한여름의 더위에도 그녀는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다.


이슬은 손을 떨며 말했다. "탐정님, 도와주세요. 저는 이 더위에도 추위를 느끼고 있어요. 아무리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소용이 없어요."


나는 그녀를 따라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눈을 의심했다. 냉장고 문이 열린 상태로 주방이 얼음처럼 차가워 보였다. 이슬의 집은 냉동고가 터진 것처럼 차가웠다.


먼저 냉장고를 확인했다. 냉장고는 멀쩡히 작동 중이었고, 문도 닫혀 있었다. 주방을 더 둘러보니, 창문 틈새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라도 이 바람은 비정상적이었다.


나는 이슬에게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녀는 최근에 에어컨을 고치러 온 기술자가 있던 날 이후로 이런 일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수리비가 너무 저렴해 의심했지만, 덥고 지쳐서 그냥 맡겼다고 했다.


나는 기술자가 남긴 영수증을 확인했다. 영수증에는 '북극 에어컨 수리 서비스'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 회사는 사실 없었다. 대신, 그 이름을 쓴 유령 회사가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북극 에어컨 수리 서비스'의 정체를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슬의 집을 조사한 결과, 그 기술자가 실제로 에어컨에 불법 개조를 해서 집 안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기술자는 이상한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으로, 무더운 여름날에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이런 장난을 벌였던 것이었다.


경찰은 곧바로 그 기술자를 체포했다. 이슬은 집 안의 모든 냉각 장치를 원래대로 복구한 후, 드디어 한여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슬은 웃으며 말했다. "탐정님 덕분에 다시 여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냉장고에서 생활할 필요가 없네요."


이렇게 또 한 번의 사건이 해결되었다. 무더운 여름날의 추위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되었고, 나는 새로운 의뢰를 기다리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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