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The Happiness 07화

미안해야할 이유가 없어

캘리 감성 에세이 ' 네 안에 있는 따뜻한 에너지'

by Jung히다

등판에 LA가 크게 쓰여있는 운동복을 입은 아이.
보건실에서 얼음팩을 들고 나오며 앞서 간다.

몇 발자국 가지 않아 얼음팩이 떨어지고 다시 줍고 하기를 반복한다.
이미 아이는 반 기브스 보조기를 팔에 장착한 상태이다.


얼음팩을 집어주며 물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훌륭한 보조기를 하게 되었니?'
"자전거 타다 넘어져서 그래요."

'얼마나 걸린다고 해?'
"아직 몰라요. 다음 주 월요일에 병원 가봐야 알아요."
'오늘은 왜?'
"농구하다 아픈 팔 안쪽에 공을 맞았는데 붓고 아파서요."

대답하는 순간에도 또 얼음팩이 떨어진다.


'안 되겠다. 비닐로라도 묶어줄게. 잠시 들어와 봐'
무턱대고 따라 들어온 아이가 갑자기 "죄송해요. 교장실인 줄 몰랐어요." 한다.
흰 비닐을 길게 말아 반기브스한 팔의 부은 안쪽면에 얼음찜질팩을 묶어주며
'어느 정도 얼음이 녹으면 주변에 도움을 받아 풀어. 무겁게 달고 다니지 말고.'

"네에~. 그런데 정말 죄송해요. 교장선생님인 줄 모르고 따라 들어와서."

'아니, 왜 미안해야 하지?'

'교장실도 교실과 똑같은 거야.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미안해야 할 이유가 없어. 학생이 있어서 학교가 있고 교장도 있는 건데'

문을 열어주고 교실 계단까지 함께 걸으며 잔소리를 보탰다.
'얼마나 갑갑했으면 아픈 팔로 농구를 했겠냐만 조심했어야지.'
아이가 계단으로 올라가며 끝에 서서 다시 인사를 한다.
"고맙습니다"
'친구야. 이름을 못 물어봤네. LA다저스를 좋아하나 보구나. 지금부터 LA라고 불러도 되니?'

(등판에 LA가 크게 쓰여있는 운동복을 입은 아이.)
"네"하며 무뚝뚝하게 웃고 가버린다.

오늘 저녁은 LA의 아픈 팔이 괜찮았으면 좋겠다.
어딘지 모르게 수줍음이 숨어 있는 그 아이의 무뚝뚝한 웃음.

그러나 풍겨나오는 따뜻한 에너지.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를 기본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청소년.

너 때문에 나는 오늘 monologue 한다.


너.

너는 말이지 훗날 대한민국의 멋진 역군이 된다니까.
내가 알아.
수줍음 속에 숨어있던 너의 따뜻한 에너지를 읽었다니까.




* 긍정 Tip *
넘 멋진 것 "네안에 숨어있는 따듯한 에너지"

네안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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