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가지고 있는 조건들에 비교적 많이 솔직하면
지하철 역사 근처 허름한 상가에서 장사를 하던 그들은 많이 솔직했다.
착한 농산물 가격에.
과거 선조들이 즐겨 쓰던 '한 되'라는 계량단위까지 수제로 안내하고.
맛이 없으면 100프로 환불해준다는 자신감까지.
게다가 정감 듬뿍 담은 표정과 행동까지.
남는 게 있냐고 물었다. '괜찮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을 건넨다. 아들이 둘인데 공부도 잘하고 잘 생겼다고.
그러면서 아주 밝은 표정으로 이마에 손가락 두 개를 대며 경례를 한다.
'군대 갔어요?' 하니 이번엔 가까이 와 보라며 사진을 보여준다.
잘 생겼다. 똑똑해 보인다.
덕담으로 '엄마 닮아 잘 생겼고 똑똑한 것 같아요'라고 하니
이번에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며 휴대폰에서 당신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여준다. 예뻤다.
사람을 많이 좋아 하나보다. 약간의 말미를 주니 친화성이 갑이다.
짧은 나눔이었지만 나보다 더 사람스럽다.
그녀는 좋은 향기로 가득채워진 사람임에 틀림없다.
둘이 그러고 있는 사이 남편 되는 분이 다가와 충남에서 택배 배송으로 들인 아주 맛있는 대추라고 강조하며 사과 대추 두 알을 손바닥에 올린다. 이미 구입할 때 덤으로 몇 알 더 받은 터라 내려놓으며 감사 인사를 드렸다. 부부가 환하게 웃는다.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다.
행복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조건들에 비교적 많이 솔직하면 되는 거다.'라고 가르쳐주는 것 같았다.
손짓으로 안녕을 나누고 지하철에 오르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많이 솔직한 그들 덕분인 것 같았다. 그들의 따듯함이 식어 달아날까 지하철 3~40분 내내 스마트폰 엄지 족이 되었다.
사람의 좋은 향기가 나는 따듯한 그들. 그들과 같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
그래서 온 세상이 행복 열매로 가득 차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