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민들레 별곡

꽃 인사 9

by 이주형

민들레 별곡

- 꽃 인사 9 -

아침 햇살로 빗어 넘긴
낱꽃마다 봄 윤기가 가득한

샛노란 민들레를 봅니다

간절함을 지켜주신 하늘을 받들기 위해

땅과 하나 된 모습은 기억에 대한

거룩한 울림입니다


그 울림을 따라 산 삶에는
집착이 없습니다 그래서 민들레는
떠날 때의 모습이 더 자유롭습니다

그런 민들레가 자신을 스쳐 지나는

눈 부릅뜬 저를 불러세웁니다

그리고 꽃말로 묻습니다

왜 작은 것만 찾으려 하느냐고
왜 작은 것만 크게 보려 하느냐고
보는 것이 무엇이냐고
본다는 것이 무엇이냐고
큰 것도 보지 못하는데
어떻게 작은 것을 보겠느냐고
작아도 꽃이고
커도 꽃이라고

그 말에 냉이도, 꽃다지도
민들레와 키를 맞춥니다
그들 사이에서 키를 키우는 건
귀가 생략된 이방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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