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04) 괭이밥 따라 하기
- 기다림의 자세 -
해를 따라 폈다가
해를 따라 기꺼이 접는
괭이밥을 만나기 전까지는
늘 보고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시라도
보지 않으면 사라질 것만
같았습니다
한순간이라도 시간을 접는다는
것은 감히 생각지도 못 했습니다
그것은 마음을 접는 것과
같았습니다
해가 있어도 해를 찾았습니다
기다림이 내 안으로 향하는
욕심인지 몰랐습니다
먹구름 가득한 시간을 맞이하는
괭이밥을 보는 것은 너무도
낯선 시간이었습니다
한 톨의 빛도 비와 바꾸지 않으려
자신을 꼬옥 안은 모습은
기다림을 넘어선 "다시"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을
그렁거리는, 배가 다른
고양이를 달래며
비의 뒷모습을 덤덤히 바라보는
괭이밥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