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시간
- 꽃 처방전 -
지는 것에는 순서가 없어도
피는 것에는 분명 순서가 있는
모양입니다
민들레의 시간을 오롯이
인정하는 씀바귀는 시간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시간조차 재배되는 오늘날
간혹 성질 급한 이들이
순서를 돌려놓으려 하지만
씀바귀는 뿌리 방향을
돌리지 않습니다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
산다는 것이 꽃 피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되어버린 지금
뱃속 새끼를 위해 급하게
자신을 찾을 어미 토끼를 생각하며
씀바귀는 오늘도 쓰고 신 시간을
녹이고 녹여 줄기마다 하얀 처방전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