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꽃
- 털별꽃아재비 -
꽃은 때론 손가락을
따라 피기도 한다
죽기 위해 핀 꽃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피어도 핀 게 아닌 꽃
이름은커녕
눈길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꽃, 쓰레기 꽃
그림자 하나 허락되지 않는
땅에서도 하늘을, 별을
노래할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으로 읽는 땅의 서곡
그 언젠가 시간조차 버린
그곳에도 온기 가득한
그림자가 별을 따라
이야기를 짓었다는 것을
세상 모든 땅은
별의 둥지라는 것을
우연히 날아든
손가락에 별을 밝혀
꽃이 비어 가는 계절에
꽃 사다리가 되는
손가락이 피어 올린
별을 사랑하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