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나무 점등식
- 성냥팔이 소녀의 꿈 -
마른풀에도 마음은 있다
마른풀이 푸른 꿈을 키움은
마음이 품은 불의 힘
그 불이 빛을 내고
그 빛이 숨을 만들고
그 숨으로 봄은 온다
마른 풀이 어둡지 않음은
봄이 올 것을 믿음이요
그 믿음의 힘을 앎이요
그 앎은 곧 빛이요
그 빛이 다시 생명의 불을
피울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의 불이
과거가 되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의 모습은 차갑다, 어둡다
세상을 마중할 빛이 사라지면
세상은 온통 차갑고 어둔 벽이 된다
그래도 그 벽 너머를 생각하는
마음이 산 사람은 산을 오르듯
시간을 오른다
그 사람을 위해 산은, 나무는
성냥을 닮은 꽃을 준비한다
그 꽃을 마음에 들이기만 해도
향긋한 마음의 불이 다시 이는
분꽃나무
성냥팔이 소녀가 그토록
소망했던 삶의 모습을
비춰주었던 성냥 다발을 닮은
분꽃나무
그 분꽃나무가 환하다
마음의 불이 다시 춤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