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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아도 변하지 않는 이유

깨달음과 변화 사이의 거리에 대하여

by 세이지SEIJI

요즘은 정말 좋은 시대인 것 같다. 유튜브, 책, 팟캐스트, SNS...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인생에 대한 조언들, 위로의 메시지들, 지혜로운 말들을 정말 쉽게 접할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세요."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내가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하세요."

이런 말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들을 때마다 정말 공감되고, 마음이 움직이기도 한다. "맞아, 정말 그래. 이제부터는 이렇게 살아야지."

하지만 정작... 하루만 지나도 우리는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와 있다. 또다시 비교하고 있고, 과거를 후회하고, 자책하고,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다.



깨달음과 변화 사이의 거리

왜 우리는 좋은 말을 그렇게 많이 들어도 금세 잊어버리는 걸까?

그 이유는 정말 단순하다. 좋은 말을 '한 번 듣는 것'과 '습관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말들은 '깨달음'의 씨앗일 수는 있지만, 그것이 삶의 '태도'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반복이 필요하다. 아무리 가슴 깊이 공감한 문장이라도, 책을 덮고 영상을 끄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익숙한 반응과 익숙한 사고방식이 다시 몸을 지배하기 마련이다.



체화의 과정

그러니까 좋은 메시지가 '내 안에 남게' 하려면, 그 말들을 반복해서 복기하고, 생활 속에서 직접 적용하고, 의식적으로 실천하며 '체화'해야 한다.

마치 영어를 습득하는 것과 비슷하다. 백날 영어에 대한 지식만 공부한다고 영어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일상에서 직접 써보고 연습해서 체화해야 비로소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나 역시 여전히 과정 중

사실, 나 역시 글을 통해서 그런 메시지들을 전달하고 있지만... 내 삶도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는다.

물론 일상의 순간순간 정말로 여러 사실들을 깨닫고 깊이 공감해서, 그 진심을 글로 써내고 있다. 하지만 깨달았다고 해서 바로 내 자신이 확 달라지지는 않는다.

막상 일상에서는 여전히 흔들리고, 기대에 못 미치는 나 자신에 실망하고, 비교와 불안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깨달음은 과정이다

깨달음은 끊임없이 '복기'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왜냐하면 깨달음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다.

'과정'이라는 말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건 마음의 자세이고, '지속적으로 훈련해야 하는 방향감각' 같은 것이다.

운동도 반복해야 근육이 붙듯이, 삶의 깨달음도 반복해야 삶의 근육이 자라나는 것이다.



진심을 다한 체화

정말 가슴 깊이 공감되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메시지를 발견했다면... 그 메시지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진심을 다해보자.

틈만 나면 계속 읽어보며 되새기고, 그 메시지와 다르게 보낸 순간을 똑똑히 인지해 주자. '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번에는 그렇게 실천은 못했구나'라고...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그런 메시지들처럼 일상을 살아내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조금씩 메시지들의 방향으로 스며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공감했던 말들을 반복하자. 한 번 들었던 영상, 다시 보고 또 보자. 책에 밑줄 친 문장을 아침마다 저녁마다 되새겨보자.


"마음속에 가장 오래 남은 한 문장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문장을 최근 마지막으로 되새긴 건 언제인가?"

좋은 말을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말이 내 안에서 뿌리내릴 때까지 계속 돌보는 것, 그것이 진짜 변화의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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