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의지로 이겨낼 일이지. 마음먹기에 달린 거잖아.
쉬운 말
-꽃채운-
아프지 않은 이들은 쉽게 말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이들이야
애초에 부정적인 생각을 안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나름 고른 말들일 텐데 이리 쉬운 걸 보면
사석에서는 더한 이야기를 나누겠구나
단지 우울을 투병중일뿐인데 한심한 사람이 됐다
우울한 일이 없는데 왜 우울하니
약 좀 안 먹으면 안 되니
네가 의지로 이겨낼 일이지
마음먹기에 달린 거잖아
네가 마음먹기에 달린 거잖아
아파본 적 없는 이들의 말은 참 쉽습니다. 그냥, 그저라는 말 뒤에 쉽게 내뱉는 말들이 참 무겁습니다.
최승자 시인이 말했습니다. "세상이 따듯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된다. 그건 보통 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 어쩌면 마음에 아픔이 찾아온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아픈 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시인이 되었으며,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지금에서야 이런 시간도 있어야 깊어질 수 있는 거구나 합니다.
자라는 중이겠지요. 몸의 성장은 오래전 끝났대도 정신은 죽을 날까지 자랄 테니까요.
우울에 빠진 날에도 매일 감사일기를 씁니다. 그럼에도 감사한 일이 참 많습니다.
우울이란 것은 마음먹는 것 자체를 어렵게 합니다.
혹여나 마음이 아프다면 꼭 주변에 알려주세요. 그리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도움이 절실합니다.
혹여 소중한 누군가가 마음이 아프다 알려온다면요,
안타깝더라도 마음먹기에 달린 거란 말은 하지 말아 주세요. 한 번만 꼭 안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