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깨우는 새벽 ! 새벽이라기엔 좀 늦은걸 수도 있지만.. 하하 아침 여섯시에 책상에 앉았다. 어제 금빛과 통화하면서도 이야기했지만, 이사했지만 동네구경이나, 이사했다는 사실에 대한 인지없이 삶을 막 돌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냥 아주 가까운 까르푸와 피카만 알아둔 상황. 요리도 안하고 그냥 피카.. 이전 집에서 누리던 기쁨과는 다른 감정이긴 하다. 아늑하고 좋아서 나 자신과 함께하는 것에 취해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다른 이들과 살게되다 보니, 내가 얼마나 집순이(?)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어젠 점심을 먹으며 아이샤가 일년 반째 가족들과 자동차에서 생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갓난아이까지 세 아이와 부모.. 그런데 자동차 생활. 그들은 시청에 사회도움 가구 요청을 했지만 1년반째 감감무소식 이라는 것이다. 새로 전학온 아이샤가 집중하지 못하고 나이에 비해 비관적인것이.. 이해가 좀 되었다. 내가 사회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이야기하지만, 그 말의 무게가 있다는 것을 잊었던 것 같다. 오전에도 정신없는 그룹 중 마지막 그룹은 앉혀두고, 왜 우리가 바이올린을 하는지에 대해 설교를 수업의 1/3을 해야했다는 것. 그래. 아이들은 모르는게 당연해. 그러나 나부터 목적에 맞게 가르치자.
비가 아주 많이 온 월요일이었지만, 그래도 지난주에 비해 아주 건강하게 살았던 월요일이다. 음악원 근처 커피집을 찾아 카푸치노를 마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놀랐다. 테잇아웃을 기다리며 커피집에 머무르며 들은 음악.. 그 공간의 분위기가 나를 몇분 사이에 충전시키기도 했다. 찰나로 높이는 행복. 감사했다.
비르지니와 함께한 수업도 넘 행복했다. 쿠프랑의 두 바이올린, 륄리스타일로, 코렐리스타일로 썼다지만.. 쿠프랑은 쿠프랑 ㅋㅋ 자신의 풍미가 충만한채 왼손과 오른손에 륄리와 코렐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 쿠프랑이 꽤 귀엽고, 그도 음악을 사랑하고, 지난 위대한 음악가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이런저런 대화, 바로크 음악.. 나를 충만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사온 집에서 세정거장이면 집이다. 한시간 걸려야 가던 길을 이렇게 쉽게 가는것에 대한 아직 어색함이 있다. 얇은 벽의 집에서 연습하지 못한다는 죄책감과 답답함에 집앞 4분 거리인 우리교회에가서 두시간 가량 소리를 냈다. 낮에 비르지니와 같이 읽은 악보를 좀 더 읽고, 슈베르트와 슈만도 한번씩 했다. 집에서 연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나를 오히려 연습에 대해 깨어있게 하는 경향이 생겼다. 언제나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은.. 나를 언제나 연습하게하진 않았다.
짐정리를 조금 다시 하다 벽면에 사진과 종이들을 붙이기 시작했다. 나름의 revolt 이랄까. 차분하고 정적인 공간을 어린아이처럼.. 20구 사람답게 벌려두었다. 이런걸 힙하다고 스스로 정의하면서 ㅋㅋ 고마운 나의 새벽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