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저녁을 챙겨주고 남편과 운동 갈 준비를 했다. 물통을 챙기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센터까지 가려면 15분 정도 걸어야 하기에 미리 집을 나섰다. 너무 서두른 걸까. 수업이 시작되려면 30분이나 남았다. 남편과 함께 센터 1층에 있는 백억 커피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뒤 밖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저녁이라 적당한 바람이 불어 시원했다. 분명 우리 동네인데 왠지 모르게 다른 곳에 온듯한 착각을 느낀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본다.
"여보, 멋지지?"
붉은 노을을 보며 아름다움에 감동받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남편이 한 마디 한다.
"같이 운동하니까 참 좋다. 다시 연애하는 기분이 들어요."
생각해 보니 남편과 연애시절 퇴근 후 수영을 함께 다녔다. 운동했으면 먹어도 괜찮다는 얼토당토한 논리로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피곤함을 풀었다. 그 시간이 너무 좋아서 매일 수영을 하러 갔었다.
이제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매일 센터를 찾는다. 그동안 나쁜 음식들로 가득 채웠던 몸에 건강한 음식과 운동으로 근육을 채우고 체지방을 걷어내고 있다. 매일 갈까 말까 고민하지만 타협하지 않고 몸을 움직인다.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시간은 선물처럼 다가오며 우리를 자꾸만 웃게 만든다. 평소 나누지 않았던 대화를 나누며 자연의 감사하며 하루를 되돌아본다. 아이가 자라며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자, 둘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게 되었다. 술과 불량음식들을 멈추자, 비로소 건강한 음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커피를 운동 전에 마시면 교감신경에 영향을 미쳐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된다는 말이 있다. 덕분에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다고 해 많은 이들이 마시고 있다. 물 말고는 마실 수 있는 음료가 없기에 운동을 시작하고부터는 커피를 더 자주 마시게 되었다. 어느덧 커피를 하루 3잔씩 마시는 나와 마주 할 때면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이 마셔도 괜찮을까?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이뇨작용으로 부기가 빠져 다이어트가 되는 것 같지만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물을 많이 마셔주면 괜찮다고 했다.
커피를 3잔 마셨다면 물 6잔을 마시면 된다.
쉽지 않지만 운동을 하면 충분히 마실 수 있다는 양이다.
운동을 하면서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고,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날은 상상할 수 없다. 다만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커피를 마시면 운동을 하러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제 운동이 내 삶에 중요해졌다.
작은 것들을 매일 성공하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단지, 임계점을 넘었을 때 모습은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 될 것이다. 지금 하는 모든 것들이 헛되지 않음을 알기에 오늘도 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