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수업이 있는 날은 트레이너가 무게를 정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운동하는 것이 수월하다. 반면 개인운동을 할 때가 문제다. 운동하는 동안에는 내가 정확한 동작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온전히 나를 믿고 해야 한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남편에게 의견을 물었다.
"개인운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남편도 딱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는지 생각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우리 이렇게 한번 해볼까요?"
"스트레칭을 할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함께 풀어주고, 하체, 등, 어깨운동을 요일을 정해서 하는 거예요. 단, 유산소와 복부는 매일 하는 걸로 하고요. 어때요?"
"좋은데. 어떤 것부터 할까요?"
"먼저 레그컬 어때요?"
남편이 다리 위치를 잡기 위해 요리조리 기구를 조절한다. 나는 트레이너처럼 남편에게 숫자를 세어준다.
"하나 둘 셋.... 열다섯."
남편이 기구에서 내려오면 이제 내 차례다. 우리는 바통터치를 하듯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역할을 바꾸었다. 남편이 열다섯을 모두 세면 1세트가 끝난다. 이렇게 3세트를, 4세트를 번갈아가면서 했다.
혼자서 운동을 하면 자신과 타협을 하며 무게와 횟수를 다 채우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남편이 곁에서 숫자를 세어주자, 동작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개인운동을 하는데도 트레이너와 할 때처럼 운동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마디 한다.
"1세트가 왜 이렇게 빨리 끝나지? 쉬는 시간이 너무 적어요."
어떤 마음인지 알기에 웃음만 나온다.
마지막으로 복부 운동인 AB코스터 크로스핏을 해준다. 1세트에 30회를 하기로 했다. 20번에서 30번 사이가 고비다 이 구간을 잘 이겨내면 무사히 성공이다. 그렇게 3세트를 완료하면서 우리는 땀으로 범벅된 서로에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냈다.
운동의 끝은 항상 유산소로 마무리를 한다. 마운틴기구가 2개, 천국의 계단이 1개라 경쟁이 치열하다. 우선 자리가 있으면 마운틴을 타고 없으면 러닝머신을 탔다. 각자 30분씩을 타고 운동을 마무리한다. 이렇게 주 5일을 운동을 하며 어느 날 모습을 드러낼 근육들을 상상해 본다. 우리는 놀라움에 환호성을 칠지도 모르겠다.
함께 운동을 하며 앞에서 끌어주기도 하고 뒤에서 밀어주기도 하면서 우리는 힘든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단점은 일이 있어서 한 명이 빠지면 몹시 운동을 가기 싫어진다는 점이다. 하기 싫은 행동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 내가 선택한 것은 바로
나에게 커피쿠폰 쏘기.
다음날 쿠폰으로 마시는 커피는 왠지 공짜로 마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어떤 식으로든 나는 매일 운동을 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든다. 결과는 고스란히 내 몸에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