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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Aug 26. 2024

운동 넉 달째

남편 목표 달성하다_ 인터뷰

짝짝짝 박수소리가 들린다.

남편의 인바디 결과를 보고 트레이너들이 함께 기뻐해 주었다.

"회원님 정말 많이 빠지셨네요. 86.6kg에서 72. 4kg이라니 진짜 애쓰셨어요."

남편도 기분이 좋은지 계속 싱글벙글이다.


"목표 달성했습니다."


옆에 있던 담당 박트레이너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한다.

"회원님 68kg까지 감량하시고 두 분이 같이 바디프로필 찍으시면 좋겠습니다."

남편이 손사래를 치며 한마디 한다.

"그건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센터 안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누구나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지만 이루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목표한 것을 이루어낸 남편이 대견스럽다.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잠시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 : 운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뭐였나요?

남편 : 식단조절요. 정말 막판에는 입 터질까 봐 조마조마했어요. 먹는 것만 생각이 나더라고요.

나 : 그때마다 어떻게 참으셨어요?

남편 :아몬드와 커피를 많이 마셨던 것 같아요. 도저히 참기 힘들 때는 단백질바 같은 것을 사 먹기도 했어요. 하루 물 섭취량을 확인하기 위해 이마트편의점에서 1l짜리 물을 사서 먹기도 했어요.

나 : 오~ 1l짜리도 있군요.

남편 : 이마트 편의점에서만 팔아요.


나 : 주변에서 술 마시자고, 연락 오면 어떻게 하셨나요?

남편 : 지인들은 운동하는 것을 아니까 솔직하게 거절했어요. 73kg이 되면 그때 한잔하자고 했죠. 근데 회사에서는 조금 거절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선의의 거짓말로 몸이 안 좋아서 한약 먹고 있다고 거절하니 권하지 않더라고요. 요즘 술문화 많이 변했습니다.


나 : 혹시 운동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남편 : 한 번은 아는 동생이 짠하게 보면서 한마디 하더군요. "형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하는데 정말 웃겼어요. 우리는 배가 터질 때까지 먹고 또 먹고 하던 사이거든요. 근데 함께 할 수 없으니 불행해 보였나 봐요.

나 : 재미있네요. 운동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 적은 있었나요?

남편 :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놀랐어요.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당뇨 등 다른 병들을 얻을 수 있었던 상황인 것을 잊고 있었더라고요. 다행히 적절한 시기에 운동을 시작해서 지금은 경도비만이라 관리만 잘해주면 되어서 기뻐요. 또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서 많이 기뻐요. 우리 대화가 아주 잘 통하거든요.


나 : 아내분도 체중이 3kg 빠지셨다고 하던데요?

남편 : 맞아요. 살을 빼는 게 목표는 아니었지만 근육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에요. 아내는 근육을 늘렸고, 이제는 다이어트로 지방을 걷어내고 있어요. 근육량이 늘다 보니 기초대사량이 늘어서 잘 지치지 않아요. 점점 결혼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제가 더 기뻐요.


나 :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40대 남성분들께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남편 : 우리 삶 속에서 바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운동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해야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민하면 늦습니다. 지금 바로 운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 :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작스러운 역할놀이에 능청스럽게 연기해 준 남편에게 한 마디 해본다.

"자기 나중에 할 것 없으면 시니어 연기자 해라."

"그럴까."

우리는 이렇게 과거, 미래가 아닌 현재를 재밌게 즐겁게 살고 있다.



행복은 말이야.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
오늘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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