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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Sep 05. 2024

좋은 습관이 삶에 스며들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변함없이 저녁을 먹고, 물과 운동화를 챙겨 센터로 향했다.

"오늘은 진짜 운동 가기 싫다. 가지 말까?"

PT수업이 끝난 남편이 옆에서 투덜 된다. 센터로 가면서 그 말을 하는 남편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끝나면 커피 사줄게요."

금세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좋아 보인다.


"낮에 콜라가 너무 마시고 싶었는데 참았어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거 있죠. 힘들게 뺐는데 굳이 이걸 마셔야 할까? 점심 메뉴로 밀가루보다는 건강식을 먹게 되는 나를 보며 뭐지? 하며 습관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지 않은 자신을 보며 뿌듯했겠네요."

"어떻게 알았죠. 잘했다며 당신이 알려준 나비포옹해 줬어요."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자신을 보며 남편은 행복해 보였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운동을 시작하며 작은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서 건강식을 먹게 된 점에 감사했다. 매일 뭔가를 먹고 싶을 때 맛있는 아몬드가 눈앞에 있어서 감사했다. 밀가루 음식을 끊으면 삶의 낙이 없을 것 같았던 나도 이제는 적응이 되었는지 참을만했다. 주량이 소주 2병이었던 남편은 이제 맥주 3잔만 마셔도 만취 상태가 되는 자신의 몸에 놀지만, 예전처럼 많이 마시고 싶지 않다고 했다. 건강해졌는데 굳이 다시 나쁜 몸상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PT수업이 끝나면 먹고 싶은 것들을 모두 먹겠다던 남편은 막상 먹으려고 하자, 양이 줄어서 예전처럼 먹을 수 없었다. 예전에 남편은 라면 기본 2개~3개였는데 이제는 정량을 지킨다. 식탐이 사라지고 소식(남편기준)을 하게 되었다. 남편의 확연한 변화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나 또한 남편과 다르지 않다. 장을 볼 때도 건강을 위한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로컬푸드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과일을 종류별로 사서 냉장고를 꽉꽉 채웠던 나는 사라지고, 똑똑한 소비를 하는 나만 있다. 필요 것이 있으면 집 앞 슈퍼에서 소량으로 구입한다. 대형마트에 가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사게 된다. 습관을 바꾸었을 뿐인데 삶이 바뀌었다.


습관을 바꾸고 싶으면 21일 동안 같은 행동을 지속하면 된다. 21일을 성공하면 3개월을 지속할 수 있다. 3개월을 성공하면 1년을 성공할 수 있다. 우리는 5개월을 성공했기에 앞으로 1년은 문제없다. 매번 실패한다고 속상해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결심하고 30일을 실행하면 한 달이다. 나이가 들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내 삶에 대한 용기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으로 내가 목표한 것을 묵묵히 해내가는 것이 어른이다.


운동을 하면 수명이 늘어난다. 몸이 건강해지자, 마음도 건강해졌다. 마음이 건강해지자, 시선이 달라졌다. 시선이 달라지자, 삶에 감사하게 되었다. 모든 것은 몸을 움직이면서 달라졌다. 뭔가 답답하고 안될 때 무조건 밖으로 나가보자, 생각지도 못한 답과 마주하게 된다.



인생은
채우고 비우고의
반복이다.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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