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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Sep 09. 2024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6개월 프로젝트 성공

"자기야, 6개월 후에 멋진 복근을 가질 거야!"

터무니없는 나의 목표에 남편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던 2월 말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제 6개월이 되었다. 완벽한 복근은 아니지만, 그동안 애쓴 나를 칭찬하는 복근이 생겼다.


바지 위로 올라오던 살들이 사라졌다. 과연 될까 싶을 정도로 의심스러웠지만, 운동과 식단조절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주 5일 6개월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한 결과다. 트레이너는 나의 그래프를 보며 훌륭하다고 했다. 지방은 빠지고, 근육은 상승하는 그래프가 남았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서 몸의 변화를 알아차리기가 쉬워졌다. 조금만 나쁜 음식이 들어가면 변상태가 달라졌다. 분명 암판정을 받고 식단조절을 꾸준히 해왔었는데 건강해졌다는 이유로 잠시 잊고 있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내 몸을 세팅했다.


몸은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왔다. 나와의 싸움을 하면서 유산소시간을 늘려갔던 한 달간은 정말 미칠 듯 힘들었다. 틈만 나면 아파트 헬스장과 피트니스 센터를 찾으며 걷고 달렸다. 수업이 있는 날이면 미리 도착해 학교 주변을 걸었다.


주말이면 골프장과 동네 산을 오르며 하체근육을 단련시켰다. 2024년을 떠올리면 운동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운동이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은 없다. 나 또한 적신호가 왔기에 어쩔 수 없이 시작했었다.


4개월 만에 고도비만에서 경도비만이 된 남편과 6개월 만에 결혼 전 몸무게를 찍은 우리는 새로 태어났다.



이제 40대의 살찐 아저씨, 아줌마는 없다.
오직 건강한 부부만 남았다.



소중한 아이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건강해야 했다. 아이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언제든 쉴 수 있는 쉼터가 되어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에게 도전하는 부모의 모습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엄마, 아빠 배가 사라졌어요!"

"엄마배 단단해졌요!"


아이는 오감을 통해 부모의 변화를 생생하게 보고 있었다. 한다면 하는 부모를 통해 자신도 하고 싶은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면서 끝내는 모습을 볼 때면 감탄이 절로 나. 주체적인 아이, 그거면 충분하다.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도전할 용기를 심어주는 거다. 


 진심으로 대하자, 자꾸만 좋은 일들이 생다. 건강한 몸,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자, 곁에 사람들도 건강해졌고, 삶이 활기차졌다. 우리 모습을 통해 주변인들도 운동을 하고 식단을 바꾸기 시작했다.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임을 스스로 깨달았다. 누군가의 시작에 작은 보탬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쁘다. 서로가 서로의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관계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은가.




세 번의 수술을 통해 남은 수술 자국들과 어릴 적 다친 화상 자국 미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온전히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의 상처들은 내가 살아온 성적표이다. 과거의 성적은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의 성적은 충분히 변경 가능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임을 나 스스로 증명한 시간이었다.


운동을 하면서 나와의 대화시간을 많이 가졌다. 어떤 날은 의심했고, 어떤 날은 포기하고 싶었다. 끝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가족 덕분이었다. 함께 운동하는 남편과 매의 눈으로 지켜보는 아이의 시선 때문에 멈출 수 없었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한 말의 책임을 지자는 생각으로  매일 꾸준히 했을 뿐이다. 아이가 변화된 나의 몸을 보며 한마디 한다.


"엄마, 아빠는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라 무서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내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은 어떤 칭찬보다 값지다. 바디프로필을 을 예정이다. 몸이라는 옷을 입고, 당당해진 나와 마주하며 앞으로의 삶을 격하게 응원해 본다.



잘했고, 잘하고 있어.
너의 매 순간을 응원해!



목표 달성!






메인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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