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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Sep 02. 2024

운동 다섯 달째

근육들이 모습을 드러낸 날

주 5일 운동을 하고 있지만 근육들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오늘은 트레이너에게 새로 산 브라탑을 보여주려고 티셔츠 안에 입고 센터에 방문했다. 트레이너가 환한 미소로 반기며 티셔츠를 벗으라고 했다. 짝짝짝 박수까지 치며 브라탑의 뒤태가 이쁘다며 칭찬했다.


하체 하는 날이었지만 특별히 상체를 하기로 했다. 렛풀다운으로 등의 움직임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천천히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하는 것은 꽤 많은 힘을 요구했다. 힘을 너무 많이 주면 어깨가 올라가면서 다른 근육을 쓰게 된다. 찍은 영상을 보며 트레이너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상체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어깨를 내려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깨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긴장감을 풀고 호흡을  내쉬면 어깨가 내려간다. 내 몸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그렇게 3세트를 반복했다.


트레이너가 목소리가 활기차다.

"회원님 좋은데요. 근육들이 잘 보입니다. 오늘은 등운동으로 근육들을 불러내 보죠."

칭찬을 듣자, 더 힘이 나면서 집중하게 되었다.


시티드로우의 무게를 하나 더 늘렸는데도 해냈다. 처음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무게를 달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하던 근육제로 몸은 천천히 근육들을 채우며 단단해지고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단기로 식단조절하고 강력한 운동으로도 쉽게 살을 뺄 수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다이어트는 반드시 요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나는 빨리 가는 것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주변을 살피며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인생의 반을 살아오면서 빠름보다 지속가능한 것들이 좋다.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면 쌓인다. 오늘은 기분 좋다고 많이 하고, 내일은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하지 않는다면 뇌는 혼란스럽다. 뇌를 잘 사용하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더 자주 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것이다.


운동은 시간을 투자하면 할수록 효과는 더 좋다. 다만, 일상을 살면서 운동선수처럼 할 수 없기에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명 6개월 프로젝트다. 근처에 1개월, 3개월 만에 다이어트 성공을 광고하는 센터들도 있었다. 인스타에는 한 달 만에 다이어트를 성공하고 바디프로필을 찍은 사람들 많았다. 요즘 사람들은 길면 견디기 힘들어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방법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한 달만 하고 끝내는 프로젝트가 아닌 평생 함께 할 거라면 방식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운동과 글쓰기는 닮았다.

꾸준히 하면 근육이 차곡차곡 쌓이고 나를 성장시킨다.

다만,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묵묵히 나를 믿고 가다 보면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결과와 마주하게 된다.


운동을 다섯 달 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계획, 실행, 반성이라는 루틴 덕분이다. 첫째, 목표를 세우고, 보이는 곳에 적어놓는다. 둘째, 사람들에게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알린다. 셋째, 매일 운동을 한다. 넷째, 함께 할 동료를 정해 같이 하며 서로 피드백해 준다. 내게는 남편이 그런 존재였다. 나쁜 생각이 들 때마다 서로 응원하고 격려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가까운 사람의 솔직한 칭찬은 나를 웃음 짓게 하고 행복하게 만든다. 덕분에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오늘도 남편은 내 근육들을 위해 한자리 남은 마이마운틴 자리를 양보했다.

성공한 사람 곁에는 반드시 그를 돕는 사람이 있다. 유비 곁에  제갈공명이 있었던 것처럼.



메인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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